부수도 지정 기준 담은 시행령안 마련…수도 기능 분산 목표
오사카 도톤보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일본에서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면 수도 기능을 대체할 '부수도(副首都)' 지정 요건을 담은 시행령안이 마련됐다.
현재까지 부수도 지정을 희망하는 광역·기초 지자체 중 4곳이 이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부수도 지정 요건 시행령안을 마련했으며, 공개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중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7월 부수도 설치 법안이 일본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조치다.
부수도 설치법은 도쿄권과 동시에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지자체를 부수도로 지정함으로써 유사시 수도 기능을 대체하고 도쿄 '일극 체계'를 해소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시행령안에 따르면 부수도는 수도권과 동시에 재해 피해를 당하지 않고 수도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도 바로 아래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긴급 대책 구역이나 후지산 화산 재해 경계 지역 중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지방 법무국이나 재무국 등 중앙정부가 지방에 둔 국가 기관 중 절반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명시됐다.
해당 도부현(광역지자체) 내에 일본 인구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정령시(인구 50만명 이상 가운데 정부가 지정한 대도시)가 있어야 하고, 도부현의 총생산이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1%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인구·경제 요건도 담겼다.
이 같은 시행령안 상 요건에 따르면 현재 의사를 밝힌 지자체 중 홋카이도, 아이치, 오사카, 후쿠오카 등 4개 도부현이 이를 충족할 전망이다.
요미우리가 지난 8∼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이들 4개 도부현 외에도 히로시마와 군마까지 총 6개 광역지자체가 부수도 지정을 목표로 한다고 답한 바 있다.
부수도는 해당 지자체가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에 신청하고, 정부가 요건에 부합하는지 심사한 뒤 총리가 지정한다.
지정되면 교통 시설 정비나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시행령안이 각의에서 결정되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부수도 정비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다음 달까지 부수도 지정 관련 기본 방침을 수립해 향후 일정을 제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