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들이 모은 성금 30억원 국고로…내년 센터 건립예산은 '0원'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10-06 09:53

7년 끈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사업 추진 다시 안갯속으로


김준환 의원 "건립 예산 조속히 확보하고 추진일정 제시해야"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취임 1주년 언론브리핑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취임 1주년 언론브리핑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달 16일 인천 연수구 재외동포웰컴센터에서 열린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취임 1주년 및 세계한인주간 언론 브리핑에서 김경협 청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 10. 6.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재외동포사회가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과 재외동포사업을 위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과 이자 약 30억 원(건립기금 18억 원, 일반 기부금 9억 원, 이자 3억 원)이 지난 1일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재외동포청에 통합됨에 따라 전액 국고로 귀속될 예정이다.


그러나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센터 건립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성금이 국고에 귀속된 이후에도 당초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준환 의원이 재외동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동포청의 요청에 따라 지난 9월 10일 회신한 사전컨설팅에서 동포청이 재외동포협력센터의 재산뿐 아니라 당초 기부 목적에 맞게 이를 관리·사용할 의무까지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다만 국가기관의 회계 절차에 따라 국고 세입으로 처리하고 세출 예산을 편성해 사용하라는 것으로, 국고 귀속만으로 기부금 관리·사용 의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성금을 넘겨받는 절차는 진행되는 반면, 이를 당초 목적에 맞게 사용할 예산과 사업 일정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건립기금과 일반 기부금은 각각의 기부 목적에 맞는 사용계획이 필요하지만,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 예산조차 편성되지 않아 건립기금이 언제 실제 사업에 투입될지 불투명하다.


건립 사업은 2019년 연구용역 이후 7년째 지연 중이다. 당초 2021년 착공,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아직 착공하지 못했으며, 기획예산처는 사업비 증액 요청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한 사업적정성 재검토를 거쳐 이를 바탕으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업비 증액 규모와 향후 사업 추진 일정도 재검토 결과에 영향을 받게 됐다. 기획예산처는 재검토가 완료되면 예산 반영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아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예산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내년 8월 발주·9월 착공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오랜 기간 사업을 기다려온 동포사회로서는 성금은 국고에 귀속되는 반면 센터 건립 일정은 다시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건립 지연의 영향은 성금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재외동포 관련 유물·기록물·소장품은 국립외교원 소속 일부 공간을 임차해 보관 중이며, 기관 통합에 따라 재외동포청이 전부 이관받아야 하지만 이를 수용할 마땅한 공간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청소년 모국연수 등 매년 개최하는 사업 역시 행사 때마다 외부 공간을 예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센터 건립이 지연되는 동안 유물 보관과 각종 행사 운영을 위한 외부 공간 임차가 계속되고 있다.


재외동포청과 기획예산처는 기부금별 목적에 맞는 사용계획을 제시하고, 사업적정성 재검토의 완료 시한과 후속 일정을 명확히 해야 하며, 2027년도 건립 예산 확보 방안과 유물·기록물의 안정적인 보관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환 의원은 "동포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성금이 취지대로 쓰일 수 있도록, 재외동포청과 기획예산처는 건립 예산을 조속히 확보하고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 회장은 "동포들이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과 재외동포사업을 위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이 국고로 귀속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기부 당시 취지에 맞게 사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이달 중 사업적정성 검토를 거쳐 교육문화센터 건립을 위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 및 예산당국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기부자들에게 이해를 구했고, 건립과정에서 기부 취지가 잘 전달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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