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500명 경찰 채용해 수사역량 강화?…"차라리 중수청으로"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0-06 20:56

법조인으로 구성된 개혁위, "변호사 뽑아 수사업무 맡겨라" 권고


"내부 수사 역량 키워야 신뢰 얻어"…외부 수혈 한계 지적도


질문에 답하는 김남준 위원장질문에 답하는 김남준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김남준 위원장이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수사 공정성 및 수사역량 강화 관련 권고안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6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전재훈 이민영 기자 = 경찰 수사제도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출범한 경찰 수사개혁위원회가 경찰의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변호사 500명 이상 채용'을 권고했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위원회는 '법률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100명 이상의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공무원을 채용해 수사 경찰에 배치한다'는 권고가 담긴 '제2차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단기적으로 262개 각 경찰서에 최소 2명 내지 4명 이상의 법률전문가 충원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공무원을 채용해 사회적 약자 상대 수사업무를 비롯해 수사 분야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 계획을 마련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과 법조계 안팎에선 권고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도청 광역수사단의 한 수사관은 "변호사 자격증 자체가 수사 역량을 입증해주진 않는다"면서 "지금 현장에 필요한 사람은 곧바로 수사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허리급 수사관"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경급 경찰관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상황에서 경찰 조직 내부의 수사 역량을 키워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외부 법조인 수혈은 검사라는 법조인의 수사권을 폐지한 정책의 취지와 어긋나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위원회 관계자는 "변호사 자격증을 가졌다고 해서 수사 역량이 있는 건 아니다"며 "1∼2년 정도 수사 관련 기초 교육이나 부서를 경험을 이후 법률 역량을 바탕으로 수사 역량도 빠르게 진전할 수 있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중수청중수청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이 입주한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입구. 2026.10.4 kjhpress@yna.co.kr


5년간 500명 이상을 채용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지적도 크다.


변호사 특채 2기로 입직했다가 다시 변호사 시장으로 돌아간 한 변호사는 "매년 공고 인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고, 있던 사람도 나가는 상황"이라며 "당장 변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중대범죄수사청에서 5급으로 채용되는데, 굳이 6급 대우를 받는 경찰로 지원할 변호사가 많을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년부터 매년 변호사 경력 채용으로 임용된 인원이 공고 인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하반기(12기)부터 2025년 상반기(15기)까진 공고 인원의 절반도 채용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17기)에는 공고 인원이 30명이었지만 채용된 인원은 17명에 불과했다.


이에 위원회는 현재 매년 50∼60명 수준인 변호사 자격 소지자 채용 규모를 약 두 배 수준인 100명 이상으로 늘려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경찰청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처우 개선 방안에 대해선 "권고안에 승진 제도를 포함한 처우 개선 방안이 있다"며 "처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지원도 안 할 거고, 남아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처우 개선안에 대해선 "승진과 보수, 성장 기회 부여 등이 종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각에선 위원장 등 외부 위원 6명 중 4명이 법조인인 위원회가 '변호사 채용'을 권고한 것을 두고도 '제 식구 챙기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수사역량 시험대에 오른 경찰이 법률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것이 적절한 대안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경찰공무원 약 14만명 가운데 인사기록에 변호사 자격증을 자진 등록한 인원은 286명으로 약 0.2% 수준에 불과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법률 지식을 갖춘 변호사를 수사 업무에 투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 강화에 긍정적인 조처"라며 "다만 이탈 방지를 위해 법률가 출신에 맞는 인사상 특혜나 경제적 보상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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