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대법원장 탄핵 추진, 삼권분립 흔드는 다수당의 폭주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강제로 끌어내리기 위한 탄핵 절차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최근 "모든 방법과 경로를 올려놓고 탄핵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힘으로써, 사법부 수장을 향한 거대 야당의 압박은 이제 임계점을 넘었다. 그러나 현재 야당이 내세우는 탄핵 사유들을 면밀히 따져보면, 과연 이것이 헌정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탄핵을 논할 만큼 중대한 법적 명분을 갖추었는지 깊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헌법과 법률에 따르면 사법부 수장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직무 집행에 있어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핵심 사유는 대법관 후보 재제청을 요구한 청와대의 압박을 대법원장이 거부했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에게 제청 후보 거부권이 있을지언정, 특정 후보를 고르라고 강요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주며 재제청을 요구할 권한은 없다. 오히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인 ‘제청권’에 대한 행정부의 부당한 침해로 보는 것이 이치에 맞다. 헌법이 보장한 사법권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요구를 거부한 행동이 어떻게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 외에 야당이 덧붙인 다른 사유들 역시 궁색하기 짝이 없다. 탄핵 근거로 내세웠던 내란 동조 혐의는 이미 특별검사 수사 결과 무혐의 및 각하 처분으로 결론이 나며 법적 근거를 잃었다. 국정감사 증인 선서 거부 문제 또한 본말이 전도되었다. 삼권분립의 원칙상 국회가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세워 추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초헌법적이며, 이를 요구한 국회의 잘못이 더 크다. 피의자도 아닌 사법부 수장에게 무리한 선서를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탄핵하겠다는 것은 거대 의석을 무기로 한 전형적인 '갑질'이자 사법부 길들이기에 불과하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되는 탄핵안은 설령 국회 문턱을 넘는다 한들,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법리적 타당성이 결여된 탄핵 소추는 결국 국가적 혼란과 사법 공백, 그리고 극심한 국론 분열만을 야기할 뿐이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삼권분립의 기틀을 흔드는 명분 없는 탄핵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다수당의 권력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을 위해 쓰일 때 비로소 정당성을 얻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