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종교》주기도문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5-12-23 22:08

《인문종교》주기도문





성경에 나타난 예수의 말은 간결하고 알기 쉽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들은 현학적이거나 고담준론과는 거리가 멀다. 하늘을 나는 새와 들에 핀 백합화를 말할 땐 시적 정취를 느낀다.


예수는 종교적 위선을 싫어했다. 기도도 중언부언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쳐 준 것이 ‘주기도문’이다. 주기도문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담고 있다. 팔만대장경의 요약이랄 수 있는 ‘반야심경’과 비견될 수 있다. 마틴 루터는 “주기도문은 기도 중의 기도요, 모든 기도의 알파벳”이라고 말했다.


주기도문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 부분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하여 절대자와 인간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의 관계로 믿는다. 두번째 부분은 인간의 기도로 ‘일용할 양식’과 죄의 용서, 악에서의 구함을 기원하고 있다. 주기도문은 아마도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기도문이 아닐까.


개신교에서 100년 넘게 사용해 온 주기도문·사도신경이 ‘정중한 현대어 문어체’로 새롭게 태어난다고 한다. 가장 큰 특징은 고어(古語)투와 한자식 표현이 오늘에 맞게 바뀐 것이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는 ‘주시고’로, ‘악에서 구하옵소서’는 ‘구하소서’로, ‘나라이 임(臨)하옵시며’는 ‘나라가 오게 하시며’로 바뀌었다. 주기도문이 보다 친숙하고 알기 쉽게 바뀐 것은 전향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1880년대 처음 번역되어 나온 성경들의 제목이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 ‘예수셩교젼셔’임을 볼 때 격세지감을 느끼니 말이다.


한국개신교는 100여년 동안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오늘의 개신교는 물량주의, 사회에 대한 사랑 실천 부족 등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주기도문이 한국 개신교가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더욱 성숙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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