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태평양에 뜬 '잠수함 킬러'…韓해군 P-8A 대잠전 임무 현장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7-08 14:08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첫 동승 취재…림팩서 한미 연합 대잠전 훈련 공개


소노부이로 잠수함 음파 탐지…500피트 저공비행으로 경어뢰 투하 모사도


수중음파탐지부표 장착한 해군 P-8A수중음파탐지부표 장착한 해군 P-8A (호놀룰루=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2026 환태평양훈련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이륙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수중음파탐지부표를 장착하는 모습 2026.7.8 [공동취재] kcs@yna.co.kr


(호놀룰루=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소노부이 드랍! 나우 나우 나우!"


6일(현지시간) 오전 10시 7분,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광활한 태평양 바다 위에 음향탐지 부표(소노부이)를 투하했다.


1m 크기의 소노부이가 하와이 앞바다 임무 해역에 차례로 하나씩 떨어졌다. 소노부이는 부표처럼 둥둥 떠 있으면서 음파 탐지를 통해 바닷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잠수함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쌍둥이처럼 생긴 미국 P-8A 포세이돈 1기가 먼저 소노부이를 9발 투하하고, 한국 P-8A은 뒤이어 4발을 추가로 투하했다.


한국과 미국의 소노부이 13발이 태평양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은밀한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한미 연합 대잠전 훈련의 시작이다.


해군은 이날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처음으로 참가한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해 전력화된 P-8A의 동승 취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륙 앞둔 해군 P-8A이륙 앞둔 해군 P-8A (호놀룰루=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2026 환태평양훈련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이륙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이륙 전 모습. 2026.7.8 [공동취재] kcs@yna.co.kr


이번 훈련의 첫 번째 목표는 태평양에서 잠수함 모사체를 찾아내는 것이다. 미리 투입된 이 모사체는 실제 잠수함의 기동을 흉내 내면서 바닷속에서 움직인다고 한다.


연합 대잠전 훈련에 나선 한미 초계기는 이륙 직후부터 데이터를 연동한 상태였다. 서로의 위치뿐 아니라 음파 탐지 현황, 전술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잠수함 수색에 나섰다.


잠수함의 예상 활동 구역을 그리며 음파탐지기(소나) 및 레이더 등을 동원해 탐색 범위를 좁혀갔다. 소노부이 투하 개수는 작전 환경과 잠수함 특성에 따라 조정된다. 상선 통행량이 많아 바닷속 소음이 심한 해안가의 경우 더 촘촘하게 소노부이를 투하해 탐색하는 식이다.


소노부이 투하가 마무리된 지 불과 1분이 지난 오전 10시 21분께, 한국 P-8A 내부 모니터에 얇은 작대기 모양의 음파 신호가 잡혔다. 잠수함 음파 신호다.


소노부이가 이 음향 신호를 포착해 P-8A로 송신하자, 신호 분석에 들어간 음향 전술사가 순식간에 가상의 적 잠수함 예상 위치와 침로를 산출해 냈다.


해군 해상초계기 P-8A 연합 대잠전 훈련해군 해상초계기 P-8A 연합 대잠전 훈련 (호놀룰루=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2026 환태평양훈련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임무통제콘솔 모습. 2026.7.8 [공동취재] kcs@yna.co.kr


잠수함 위치는 확인됐지만, 아군 잠수함인지, 적 잠수함인지 추가 식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상초계기는 수중 신호탄인 수중음파발생기(SUS)를 바다로 투하해 잠수함에 물 위로 부상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불응할 경우 적 잠수함으로 판단하고 공격한다.


이날 훈련에선 SUS 투하와 경어뢰 공격은 실제론 하지 않고 모의 절차 숙달 형식으로만 진행했다.


대신 경어뢰 투하를 위해 고도를 500피트(약 150m)까지 하강하는 저공비행은 실제로 진행했다. 고도가 급속히 낮아지자 유리창 너머에 보이는 바다가 코앞에 보이는 듯했다.


경어뢰 투하 공격을 끝으로 한미 연합 대잠전 작전이 종료됐다. 작전이 끝난 시간은 오전 10시 55분가량으로, 본격적인 탐지를 시작한 지 약 30분 만에 성공적으로 임무가 완수된 셈이다.


전술상황전시기에 표시된 미 해군 P-8전술상황전시기에 표시된 미 해군 P-8 (호놀룰루=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2026 환태평양훈련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전술상황전시기를 통해 보이는 미 해군 P-8. 2026.7.8 [공동취재] kcs@yna.co.kr


이번 림팩에서 개최된 한미 연합 대잠전은 이날을 포함해 총 4번 진행됐는데, 앞선 훈련에서도 10발 내외의 소노부이로 1~2분 만에 잠수함 모사체를 찾아냈다고 한다.


이날 대잠전 훈련은 제한된 구역에서 진행돼 잠수함 탐지가 비교적 쉬웠지만, 실전은 다르다. 실제 작전에선 태평양 망망대해 속에서 잠수함을 찾아내야 한다.


이태희 P-8A 파견대장(중령)은 "넓은 망망대해에서 잠수함을 찾는 것은 흔히 '사막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된다"며 "하지만 P-8의 성능은 전 세계 해상초계기 중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P-8A는 소노부이를 이용한 탐지 외에도 수십㎞ 거리의 표적을 고해상도로 촬영·탐지할 수 있는 디지털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감파적외선(SWIR) 등 수단을 활용해 잠수함을 추적한다.


디젤 잠수함은 안전한 부상을 위해 마스트를 위로 올려 주변을 정찰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는데, P-8A의 레이더는 이 찰나의 순간을 탐지해 잠항 중인 잠수함을 잡아낸다.


우리 해군은 총 6대의 P-8A를 도입, 지난해 7월 전력화했다. 민항기인 보잉737을 해상초계기로 개조한 것으로, 기체 길이 40m, 폭 38m, 높이 13m에 시속 900㎞ 이상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기존 한국 해군 보유 P-3 해상초계기 대비 음향 능력이 2배가량 향상됐고, 소노부이 적재량도 1.5 배가량 늘어나 최대 120여 발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해군 해상초계기 P-8A 조종실해군 해상초계기 P-8A 조종실 (호놀룰루=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2026 환태평양훈련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이륙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조종실 모습. 2026.7.8 [공동취재]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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