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한 줄

며칠 전 무심히 눈길을 준 차창 밖으로 말쑥한 양복 차림의 청년이 지친 걸음을 떼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 발걸음에서 무거운 삶의 무게가 느껴져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일상은 치열함으로 가득 차 있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는 "지나고 보면 아무 일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힘들어했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되뇌곤 한다. 또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달려가느라 일상을 즐기는 마음을 까맣게 잊는다. 그래서 인생을 즐기려면 때로는 인생 선배들의 경험 있는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된다.
나는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논어의 문구를 좌우명처럼 마음에 새기며 주변에도 늘 말하곤 한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말이다. 걸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초긍정 사고를 가리키는 '원영적 사고'의 원류쯤 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일상에 대한 감사와 즐거움이 바탕이 되면 같은 상황이라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긍정의 태도와 에너지가 주변에도 직간접적으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아마 필자가 오랜 기간 지치지 않고 직장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활력소를 찾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도 긍정적 사고와 즐기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나도 한때는 선조들의 경험이 담긴 문구가 고도로 발전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진부한 표현일 뿐이라고 느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연륜이 쌓일수록 고전 문구와 격언이 왜 그토록 오래 우리 곁에 남아 회자되는지를 점점 크게 느끼게 된다. 한 줄의 말이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는 힘이 되고, 고민되는 선택의 순간에 기준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라는 중국 고전 문구는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경영자로서 임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경영에 필요한 인재로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가르침이 됐고,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공자의 말씀은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그중에 내 스승이 있다'는 말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든지 항상 겸손하게 배움의 자세를 지닐 수 있게 해주는 지혜가 담겨 있다.
하지만 꼭 옛 성현이 남긴 말씀이 아니라도 우리에게 깨달음과 힘을 주는 말은 각자의 경험 안에서 우연히 만들어지기도 한다. 과거 시절, 영업을 잘해서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던 선배에게 내가 그 비결을 물었더니, "서울대 위에 들이대"라며 농담조로 해줬던 말이 긴 설명보다도 더 큰 통찰을 줬던 경우처럼 말이다. 때론 자녀가 무심코 던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힘내라는 말 한마디가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이 돼 힘든 고비를 극복할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앞서 살아간 누군가가 남긴 문구 한두 개를 가슴속에 지닌 분들이 많을 것이다. 바쁘고 여유 없는 일상을 당장 바꿀 수 없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속에 간직한 힘이 되는 한 줄을 떠올리며 활력과 의지를 되찾는 순간을 더 자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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