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락·이해리·박영미·류인서 시, 창작음악 재해석
김보미 작곡가 직접 노래 만들고 피아노 연주…
시와 음악이 관객과 하나 된 특별한 감동 무대
280 객석 가득 채워 시민의 높은 관심 반영
수성아트피아 토요음악회 ‘시, 노래로 피어나다’ 포스터
지역 시인들의 작품이 아름다운 창작가곡으로 다시 태어나며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특별한 무대가 280개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펼쳐졌다.
지난 18일 오후 5시 수성아트피아 소극장에서 마련한 토요음악회 ‘시, 노래로 피어나다’ 는 시와 음악, 그리고 시인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돼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김용락 시인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해리·박영미·류인서 시인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창작음악연구소 ‘봄은’의 김보미 작곡가가 시에 곡을 붙이고 피아노를 연주했다. 여기에 테너 최재운과 소프라노 정선경·조아름, 첼리스트 이하정이 함께해 시의 언어를 아름다운 노래로 피워냈다.
첫 무대에서는 이해리 시인의 ‘눈’과 ‘하회’가 발표됐다. 김보미 작곡가의 섬세한 선율 위에 정선경 소프라노와 최재운 테너의 깊이 있는 음색이 더해져 시가 지닌 고독과 그리움의 정서를 한층 풍성하게 전달했다. 이해리 시인은 작품에 담긴 기억과 삶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며 관객들과 진솔한 공감을 나눴다.
이어 박영미 시인의 ‘벚꽃’과 ‘신안바다’가 조아름 소프라노와 최재운 테너의 노래로 새롭게 태어났다. 순수하면서도 따뜻한 시 세계가 음악과 만나 더욱 깊은 울림을 전했으며, 첼리스트 이하정의 연주는 작품의 서정성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특히 박 시인의 가족인 이하정 첼리스트가 함께 무대에 올라 시와 음악, 가족의 정을 하나로 엮어내며 객석의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의 마지막은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부른 ‘인생은 나그네 길’로 장식됐다.
세 번째 무대에서는 류인서 시인의 ‘베개싸움 축제’와 ‘꽃 먼저 와서’가 노래로 불려졌다. 조아름·정선경 소프라노의 아름다운 화음은 작품에 담긴 따뜻한 인간애와 생명의 온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류 시인은 “누군가의 베개가 되어주고 싶고, 서로가 서로에게 베개가 되어주는 세상이면 좋겠다”는 말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김용락 시인의 ‘어린이는 힘이 세다’가 울려 퍼졌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속 어린이들의 현실을 바라보며 쓴 작품으로, 정선경·조아름 소프라노와 최재운 테너의 호소력 있는 노래는 생명의 존엄과 평화의 가치를 더욱 절실하게 전달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시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소개하고 사회자와 대화를 나누며 관객들과 호흡했다는 점이다. 시가 탄생한 배경과 삶의 이야기가 음악과 함께 전해지면서 작품은 단순한 낭독을 넘어 살아 있는 예술로 다가왔다. 객석에서는 때로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깊은 침묵이 이어지며 시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감동을 함께 나눴다.
공연의 마지막은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부른 ‘인생은 나그네 길’로 장식됐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졌고, 노래는 모두를 하나로 잇는 화합의 언어가 됐다.
행사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지역 시인과 지역 음악인이 함께 만들어낸 협업의 결실이자 문학과 음악이 서로의 영역을 넓혀가는 의미 있는 무대였다”며 “앞으로도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는 지역 문학을 시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전달하는 새로운 공연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으며, 시가 노래를 만나 더욱 깊고 넓은 감동으로 피어날 수 있음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시, 노래로 피어나다’ 공연에 참석한 대구 문인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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