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과 북카페, 북스테이를 한곳에 담아낸 독특한 공간
물미역 같은 가름끈 옮겨가며 읽은 책 또 펼쳐 읽는다
저 수평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건 흰 구름, 그의 몫
파도소리가 들리는 책장
서 하
높낮이 다른 책들 키순으로 정리했더니 책장에서 파도 소리가 들린다 둥둥 떠다니는 달을 건졌는데 활어였다 성대가 없는 활어의 이야기는 유효기간이 없다 내 활활 죽고 나면 지느러미 꽁꽁 묶여 횟집 저울추처럼 파들거릴 활어
움푹 패인 곳에서 건져 올린 물미역 같은 가름끈 옮겨가며 읽은 책 또 펼쳐 읽는다 당신을 읽는데 내가 젖는다 갈매기 깃털 닮은 책갈피가 할딱이는 해변, 난독의 해안선 한 권을 온전히 읽지 못하겠다 뭉툭한 눈이 삐댄 염분 탓이다
비린 해초가 더듬더듬 코끝에 매달리는 시간이다 높고 낮음이 없는 저 수평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건 흰 구름, 그의 몫이다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독특한 층층 모양의 퇴적암 절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부안 채석강 해안 절경의 모습.
책장을 정리하다가 파도소리를 듣는 시인이 있다. 높낮이가 다른 책들이 손에 잡히는 순간 접신(接神)하듯 “성대가 없는 활어”가 건져지기도 한다. 시는 삶의 가까운 곳에 있으며 시의 상상력이란 것도 일상을 재해석하는 지점에서 촉수를 빛낸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목숨의 끝을 보았다는 듯 “내가 활활 죽고 나면”이라고 가슴을 긁는 구절이 묘한 생동감을 불러낸다. 활활이라는 음성 상징어를 물고 생의 욕망이 꿈틀거린다. 지느러미가 꽁꽁 묶여 “횟집 저울추처럼 파들거”릴 수 있다는 미학은 “성대가 없는” 낮은 휘파람소리 같다.
시에 적힌 파도소리, 해변, 염분, 수평선, 해초 등의 단어들은 시인의 어제와 오늘을 짭쪼롬하게 펼쳐놓는 데 복무한다. 유효기간이 없는 그 기억은 축축하다. “당신을 읽는데 내가 젖”고, 도무지 “난독의 해안선 한 권을 온전히 읽지” 못하겠다는 씁쓸한 입맛을 얻는다.
고양이가 딛고 있는 물 위에 떠 있는 책들은 작가가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려 했던 통로다.
소금기 때문에 글을 못 읽겠다는 진술은 시인이 물미역 같은 기억을, “비린 해초가 더듬더듬 코끝에 매달”렸던 시간을 여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갈매기 소리에 감긴 기억의 토막들은 허공에 튀어오르는 활어처럼 시인의 마음을 한번 더 휘어지도록 유도했을 것이다.
시의 상상력은 난독의 해안선을 독공으로 독파해내려는 속내를 감추고 있다. 비린내 묻은 시상을 펼쳐놓고 “높고 낮음이 없는 저 수평선”으로 시의 눈길을 돌리듯 마지막 페이지를 그의 몫으로 돌리는 정결함이라니.
당신에 기대어 시의 순정에 닿고 싶은 치열성은 시인에게 2020년 <제1회, 이윤수 문학상> 수상자의 영예를 안겼다.
책과 사람, 여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복합문화공간 오마이북. 경북 청도의 힐링 명소다.
책이 주는 그 달콤한 평온, 바로 여기 오마이북!
청도에는 책과 사람, 여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복합문화공간 오마이북이 있다. 서점과 북카페, 북스테이(게스트하우스)를 한곳에 담아낸 공간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곳이다.
건물 1층은 다양한 독립출판물과 문학, 인문, 예술 분야의 책들을 만날 수 있는 서점이다.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마음에 드는 한 권을 고르는 즐거움이 있다. 2층 북카페에서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과 함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잔잔한 음악과 따뜻한 나무 향이 어우러져 책 읽기에 더없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건물 뒤편으로는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넓은 마당이 펼쳐진다. 햇살 좋은 날에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사색을 즐기기 좋고, 저녁이 되면 한층 고요해진 풍경이 여행의 여운을 더해 준다. 마당 옆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북스테이 공간이 이어져 하루를 머물며 책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오마이북에서는 북토크와 낭독회, 전시, 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려 지역 주민과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조용한 시골 마을 속에서 책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이 다시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싶다면, 청도의 오마이북은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 그리고 느린 시간을 선물해 주는 따뜻한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 아름다운 인테리어가 무더위를 잊고 책과 어울려 힐링하기 딱 좋은 곳이다.
사진에 보이는 장소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북카페 레스토랑 '여시관'. 천장에 수많은 책들을 층층이 쌓아 매달아 놓은 독특한 공중 조형물(인테리어)이 돋보이는 곳이다.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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