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폭염·가뭄에 과수농가 '비상'…나무 고사 우려 확산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08 08:19

강수량 평년 33% 불과…"어린 과실수 고사 위기·내년 농사 더 걱정"


지난해 발생한 배 고온 열과 피해지난해 발생한 배 고온 열과 피해 [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장기간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과실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무 고사까지 걱정하는 경남지역 과수농가가 늘고 있다.


진주에서 배 농사를 짓는 정충효(61)씨는 8일 "올해 과일을 제대로 수확하는 것보다 나무가 고사하지 않고 살아서 내년에 다시 열매를 맺을 수 있느냐가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과수원에서 지난해와 재작년에 심은 어린 배나무 일부의 잎이 누렇게 변한 뒤 떨어지는 현상이 최근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폭염과 가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씨는 "수십 년 된 나무는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가 있어 어느 정도 가뭄과 더위를 견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심은 어린나무는 아직 뿌리가 깊게 내려가지 못했다"며 "이런 나무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피해도 더 크다"고 강조했다.


창원지역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나온다.


창원시산림조합에 따르면 올봄 새로 심은 과실수와 조경수의 뿌리가 토양에 자리 잡는 활착 과정에서 폭염과 가뭄을 견디지 못해 고사한 나무가 나타나고 있다.


홍정희 창원시산림조합장은 "새로 심은 나무는 실뿌리가 나오면서 땅에 활착해야 하는 시기"라며 "가뭄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 39∼40도의 폭염까지 겹쳐 나무가 버티기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가뭄에는 물을 한두 번 주는 정도로는 새로 심은 나무를 살리기 어렵다"며 "가뭄이 더 길어지면 고사하는 나무가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경남에서는 연일 35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농업용수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는 가뭄 비상단계가 내려졌고, 지난 7일 기준 경남 전체 농업용수 저수율은 36.7%로 평년의 51.2%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올해 6∼7월 경남지역의 누적 강수량도 161.9㎜로 평년 487.4㎜의 33.2%에 불과했다.


경남도는 현재까지 폭염과 가뭄에 따른 과수나무 자체의 고사 피해가 별도로 보고된 사례는 없지만, 현장에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피해 여부를 추가로 파악할 계획이다.


도는 가뭄이 심한 지역에 살수차 등을 동원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과수원에는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 시설을 활용해 용수를 지원하고 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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