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든 차준환의 액션연기…'피겨 국대' 안무로 채운 아이스쇼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08 18:46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on ICE)'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서 개막


김예림·이시형 등 출연진과 영상연출 돋보여…서사 압축엔 아쉬움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프레스콜'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프레스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겨스케이터 차준환이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8.7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형형색색 레이저가 하얀 얼음 위에 쏟아지는 가운데 스케이트를 신은 배우들이 순식간에 빙판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배우들이 손에 든 검으로 속도감 있게 공기를 가르듯 몬스터들을 베는 액션 연기를 선보이자 객석에선 박수가 나왔다.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개막한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on ICE)'는 차준환, 김예림, 이시형 등 피겨 국가대표 선수들의 시원한 스케이팅과 이를 활용한 화려한 액션 연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초연, 올해 재연한 작품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괴물이 출몰하는 세계에서 E급 몬스터 헌터 '성진우'가 동료들과 함께 괴물을 물리치며 성장, 한 단계씩 '레벨 업'하는 과정을 그렸다.


차준환 '내가 성진우다'차준환 '내가 성진우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겨스케이터 차준환이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8.7 ryousanta@yna.co.kr


이 아이스 쇼가 관객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데에는 차준환이라는 스타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이 선보이는 노래·안무·연기를 100분 동안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피겨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매력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이날 바이올린 서주에 맞춰 양손에 몬스터 헌터를 상징하는 검을 들고 등장한 차준환은 몬스터 역할 앙상블과 함께 검술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빙상 액션 연기라는 특성상 발로 땅을 딛고 서서 하는 연기만큼의 합이나 아크로바틱한 안무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으나, 그의 강점인 도약 연기에서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객석을 사로잡은 백미는 단연 점프 장면으로, 그는 이날 싱글 스케이팅의 더블·트리플 점프를 선보이며 박수를 끌어냈다. 안 나오면 섭섭할 법한 차준환의 특기 '레이백 이나 바우어'(몸을 뒤로 젖혀 활주하는 동작) 또한 특유의 우아함으로 객석을 즐겁게 했다.


노래나 연기는 전문 배우들에 못 미쳤지만, 정상급 현역 국가대표다운 동작의 퀄리티와 속도가 돋보였다.


열연하는 김예림열연하는 김예림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겨스케이터 김예림이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8.7 ryousanta@yna.co.kr


차준환에 더해 피겨 국가대표 출신 김예림, 이시형 등 걸출한 스케이터들의 연기를 한데 모아 볼 수 있다는 것이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성진우의 동료 '차해인' 역으로 출연한 김예림은 이날 판타지풍의 붉은 옷을 입고 깔끔한 점프와 고난도 와이어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2부 시작 즈음 앙상블과 함께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큰 키와 긴 팔다리를 활용해 검을 시원하게 휘두르는 김예림과 스핀 군무를 선보이는 앙상블이 화려한 조화를 이뤘다. 이시형 또한 망토와 불편한 갑옷 의상을 입고도 스핀을 흔들림 없이 소화해냈다.


작품은 피겨 안무 외에도 영상미와 볼거리에 신경을 썼다.


거대 조형물에 영상을 투사해 몬스터를 구현했으며 여러 스케이터가 조형물을 들고 줄지어 빙상을 누비며 몬스터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불을 활용한 쇼와 화려한 조명·레이저 효과 등은 판타지 액션이라는 원작의 매력을 살렸다.


차준환 '내가 그림자군주 성진우다'차준환 '내가 그림자군주 성진우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피겨스케이터 차준환이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8.7 ryousanta@yna.co.kr


다만 작품은 군데군데 서사가 끊기고 등장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작품은 200회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의 원작 웹툰 중 초반부 일부만을 잘라 각색했다. 게다가 아이스 쇼 특성상 액션이 주를 이루면서 작중 세계관 설명이나 성진우가 헌터가 된 배경, 동료들과의 관계 등 나머지 부분은 상당히 압축됐다.


압축된 이야기는 대부분 배우 신석수의 내레이션으로 설명되는데, 인물의 대사나 행동을 통해 전개되는 일반적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주인공의 내면 심리조차 다른 배우의 내레이션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김예림은 퍼포먼스의 중심을 담당하고 있으며 원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쇼에서 대사가 전혀 없고 줄거리에도 관여하는 바가 없어 캐릭터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


아이스 쇼라는 정체성을 감안하더라도 드라마 요소를 가진 원작을 차용한 만큼, 자연스러운 전개도 중요하다. 100분이라는 길지 않은 공연 시간의 상당 부분이 퍼포먼스에 할애됐기에 서사를 모두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연은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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