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권영숙의 단편 소설 “부디 제 이름만은 잊지 마시오”출간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9-19 08:07

헌신이라 포장된 시대의 그늘 속에서 마침내 끌어올린 한 여성의 이름, 『그 이름 박순례』 - 실화 바탕의 재구성된 소설

단편 소설 그 이름 박순례 




【도서 개요】


 * 도서명: 『그 이름 박순례』

 * 저자: 권영숙

 * 출판사: 한국매일뉴스

 * 발행일: 2026년 9월 2일

 * 쪽수: 148쪽

 * 정가: 13,000원

 * ISBN: 9791199489066


【책 소개】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기억과 기록’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

권영숙 작가의 첫 소설집 『그 이름 박순례』가 출간됐다. 작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네 번째 부인으로 한 집안에 들어와 평생을 살아낸 여성 ‘박순례’의 생애를 따라가는 실화 바탕의 단편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주목하는 것은 한 여성에게 닥친 개인적 불행만이 아니다. 순례가 견뎌야 했던 삶의 조건을 통해, 개인의 선택보다 가문과 관습이 앞섰던 시대, 특히 여성에게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던 시절이 강요한 모진 생애를 담담히 재구성한다.

순례에게 주어진 자리는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앞서 세 명의 여성이 지나간 집에 네 번째 부인으로 들어간 그는 살림을 맡고 자식을 돌보며 가족의 삶을 떠받친다. 그렇게 한 사람의 젊음과 노동이 한 집안의 역사 속으로 흘러들어가지만, 정작 그의 이름은 늘 중심 밖에 위치한다.


『그 이름 박순례』는 이 지점에서 한 개인의 삶과 시대의 구조를 겹쳐 놓는다. 순례의 삶을 단순한 ‘기구한 팔자’로 설명하지 않고, 한 여성이 자신의 이름보다 가족 안에서 부여된 역할로 살아야 했던 사회적 조건을 소설의 중심에 놓는다.





【작품 특징 및 목차】


사물과 풍경의 세밀한 결을 통해 복원해낸 침묵의 역사

비극을 과장해 설명하기보다 삶의 흔적을 담담히 따라가는 이 작품은 총 6부 2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리 밑의 새」를 시작으로 「이틀 밤의 신랑」, 「딸, 경숙」, 「두 번째 혼례복」, 「우물가의 소문」, 「세 개의 옷장」, 「죽은 어머니가 살아 있었다」, 「종이 위 사람들」, 「이름을 올려야지」, 「여든 번째 생일」, 「부고」를 거쳐 마지막 「새, 날다」에 이른다.


이 섬세한 구성은 한 사람에게 남겨진 기억과 사물, 가족 내부의 관계,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이름들을 하나씩 끌어올리면서 순례의 삶을 정교하게 복원한다.

특히 혼례복과 바느질함, 손수건, 감나무와 느티나무, 작은 새와 같은 사물과 풍경은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말로 다 설명되지 못했던 생의 흔적이 사물에 남고, 그 흔적이 다시 인물의 삶을 침묵으로 증언한다.

작가는 순례를 일방적인 연민의 대상으로 만들기보다 그가 견뎌야 했던 시간과 그 시간을 만들어낸 조건을 보여주는 쪽을 택한다. 이 때문에 작품의 비극성은 격한 사건보다 오랜 세월 반복된 일상에서 더욱 묵직하게 드러난다.


【추천사】


최용대 (한국매일뉴스 발행인)

“이름 없이 사라져 간 한 사람에게 온전한 이름을 돌려주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삶을 기억의 언어로 남겨놓은 문학의 가장 따뜻하고 정중한 헌사이다.”


박서영 (소설가)

“제한된 서술자 시점과 사물의 상징화, 서스펜스적 구조를 통해 소설이 지녀야 할 형식적 원리를 정직하게 구현하며,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예술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



【출판사 서평】

“부디 제 이름만은 잊지 마시오”

작품 속 “부디 제 이름만은 잊지 마시오”라는 말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그것은 특별한 명예나 거창한 칭송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네 번째 부인이나 며느리, 어머니가 아닌 ‘박순례’라는 온전한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절박한 요구에 가깝다.


박순례, 우리는 한 사람의 희생을 너무 쉽게 ‘헌신’이라고 부르지 않았는가.

견딜 수밖에 없었던 삶을 ‘인내’라는 말로 미화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가족의 역사를 말하면서 그 역사를 실제로 떠받쳤던 사람들의 이름을 얼마나 기록했는가.

이 질문 때문에 『그 이름 박순례』는 한 여성의 생애를 다룬 가족소설을 넘어, 우리가 지워버린 수많은 박순례들의 ‘기억과 기록’에 관한 뜻깊은 작품으로 읽힌다. 소설이 끝난 뒤 우리 가슴속에 남는 것도 결국 한 사람의 이름이다.


저자 권영숙 소설가



【저자 소개】

권영숙

경북 상주 출생. 시인·소설가·요리연구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실버극단 ‘왔니껴’ 단장, 『계간 문학평론』 부회장을 맡고 있다. 안동 권씨 전통주 ‘고삼주’ 전수자로 전통음식과 안동 특산품을 연구해 왔으며, 2015년 Olive TV 『한식대첩 시즌3』 경상북도 대표로 출연해 우승했다. 안동시 자원봉사센터 초대 이사장·센터장을 지냈고 오랜 기간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저서로 『권영숙의 레시피 문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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