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터뷰서 "주거·출산·산업 정책에 헌법 가치 구현하겠다" 약속
"출생아 주식계좌에 100만원 지급해 미래 지원", "금융·산업특구 육성"
인터뷰하는 조유진 구청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이 서울 영등포구청 구청장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10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유한주 기자 = "헌법 가치를 토대로 영등포구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출산율과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겠습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첫 선출직 공직에 오른 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당선 100일을 맞아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헌법'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 민주화, 자치와 분권 등이 모두 헌법의 핵심 가치"라며 "헌법 가치를 구정에 구현해 영등포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국회 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낸 자타가 공인하는 '헌법 전문가'다. 헌법 관련 저서만 5권 이상 펴냈고, 일부 내용은 교과서에도 실렸다.
그는 모든 정책의 뿌리가 되는 헌법이 조문 속에 잠자지 않고 국민의 삶에 살아서 생명력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민선 9기를 꾸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한 대표 정책으로는 '헌법 주택'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헌법 35조 3항에 명시된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실현되도록 영등포에 양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구청장은 "공공이 신축하거나 매입한 양질의 주택을 기반으로 입주자가 임차뿐 아니라 투자·소유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신혼부부나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 등에는 입주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주 비용은 시중 임대주택 등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할 것"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과 협업해 자치구에서도 실효성 있는 주택 정책을 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와 자치구 간 이견을 보이는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의 자치구 이양' 문제와 관련, "정비구역 지정을 구청에서 할 수 있게 하면 (사업 속도가) 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참고로 영등포에는 500세대 이상 사업이 없어 해당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영등포 관내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107개에 달하지만, 모두 500세대 이상 사업들이다.
그는 민선 9기 대표 정책으로 '합계출산율 1.0 달성'도 함께 제시했다.
"일차적으로는 임신과 출산, 난임부부 지원을 확대하고 산후조리 및 돌봄 예산도 대폭 확충하려 합니다. 당선 직후부터 이를 강조했고 이번 추경에도 시간이 촉박했지만, 임산부를 위한 친환경 농산물 제공 사업 예산 1억원가량을 반영했습니다."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베이비 펀드' 추진 구상도 밝혔다.
조 구청장은 "영등포구에서 태어난 아이라면 누구나 주식 계좌에 출생 축하금 100만원을 넣어주려 한다"며 "여의도의 증권사들과 협업해 펀드와 함께 맞춤형 자산 형성 컨설팅을 제공하면, 아이가 자랐을 때 대학 등록금 등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서울형 키즈카페 5·6호점과 장난감도서관을 추가 조성하고 어린이집 직원의 처우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인터뷰하는 조유진 구청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이 서울 영등포구청 구청장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10 mjkang@yna.co.kr
임기 내 꼭 실현하고 싶은 사안으로 "교육으로 무너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다시 세우는 것"을 꼽은 그는 이 역시 헌법이 규정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업 능력이 뛰어난 관내 학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집현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사교육을 보편적 학습권 영역에 포함시키는 '영등포형 학습 지원'을 통해 영등포 출신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현재 영등포에는 없는 대학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기울여 교육 도시의 면모를 갖추겠다고도 했다.
조 구청장은 지난 선거 기간 캠퍼스 이전 논의가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를 영등포구에 유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영등포구의 미래 100년 성장 전략을 짜는 일도 차분히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영등포는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금융업과 문래동 일대 준공업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모두 골고루 번성한 유일한 자치구"라며 "인공지능(AI)이나 피지컬 AI, 웨어러블 로봇 등 산업이 들어온다면 금융의 힘을 보태 영등포를 미래 산업과 글로벌 금융업이 어우러진 특구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전략이 자치구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구 차원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정부와 협력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법인세 인하 등 세제 지원이 이뤄지면 외국 자본이 물밀듯 밀려들며 영등포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논란이 된 데이터센터 관련 이슈에는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인 만큼 관내 사업 신청에 대해 신중하게 인허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조 구청장은 지난달 열린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에서 주거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서울시 조례 개정안을 제안해 참석자 만장일치 의결을 끌어냈다.
다만 그는 "데이터센터 건립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주민들의 우려가 큰 지역에는 세워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임기 내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 '영등포역 앞 성매매 집결지 정리'를 꼽았다. 그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해당 지역에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신속한 정리를 위한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조 구청장은 "민선 9기는 영등포구의 새로운 100년을 설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영등포구 각 지역이 가진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각각의 특성에 맞는 발전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