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 승자독식 사회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20 00:47


승자독식 사회





경마장의 경주마들을 살펴보면 양쪽 눈 뒤편에 컵 모양의 눈가리개를 달아 놓았다. 불안감 때문에 한 눈 파는 일 없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게 하기 위해서다. 현대인의 숙명은 이렇게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에 비유되곤 한다. 사회와 조직의 명령에 따라 죽기살기로 달려야 하는 모습이 마치 기수(騎手)의 채찍질을 받으며 질주하는 경주마의 신세 같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승리해 고배당을 안겨준 말과 기수에게는 당연히 갈채가 쏟아진다.


자메이카의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는 지난 날 국제육상대회 남자 100m에서 9초72를 기록해 종전 세계기록(9초74)을 0.02초 앞당겼다. 무명이던 그는 일약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하지만 함께 뛰어 2위를 차지한 미국의 타이슨 게이(9초85) 등 나머지 선수 7명은 볼트와 백지장 차이의 실력이었지만 사람들은 기억하지 않는다. 승부의 세계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대중은 1등에게만 열광할 뿐 2등은 곧 잊혀진다.



경마나 육상경기만 이런 게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경쟁하고 이겨야 한다. 때로는 그 이유를 따질 여유조차 찾지 못한 채. 옛날부터 인간사에 경쟁이 존재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과는 달랐다. 지금은 무한경쟁을 벌인 끝에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싹쓸이’가 당연시된다. 이른바 승자독식의 사회다. 승자독식하면 고구마 넝쿨처럼 줄줄이 딸려 나오는 단어들이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장만능주의, 양극화·부익부 빈익빈, 정글 자본주의, 비정규직….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은 “지금 우리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아주 작은 차이로 승리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100배 이상 이익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의, 지속불가능한 마케팅 사회”라고 했다.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한 마디 했다. 그는 중국, 인도 같은 개도국과의 경쟁과 함께 경제성장의 과실이 부자에게 과도하게 쏠리는 승자독식(winner-take-all) 경제가 미국이 직면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세계화와 기술, 자동화가 노동자들의 입지를 좁혔다”면서 “부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강력한 정부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와는 다분히 거리가 있어 보이는 그의 경제정책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등록일자2025-07-05
오픈일자2025-07-05
발행일자2026-09-20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4-3.일심빌딩 302호 031-781-9811.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