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길잃은 상어 보러 부산 왔다"…아쿠아리움 된 북항 친수공원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20 14:53

지느러미 보이자 "와!"…재난 문자에도 상어 구경하러 수만명 몰려


"북항 돔구장 상어 모양으로 만들자"…상어 이름 짓기 릴레이도


도심서 상어 구경도심서 상어 구경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0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 있다. 2026.9.20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상어 보러 KTX 타고 부산에 왔습니다."


20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산책로 옆 수로.


상어가 사흘째 목격돼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북항 친수공원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길을 잃어 수로를 맴도는 상어를 보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부터 상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은 수만명으로 추산된다.


시민들은 까치발을 한 채 휴대전화기를 머리 위로 들고 뙤약볕 아래에서 한참 동안 상어를 기다렸다.


상어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싫지 않은지 15분에 한 번씩 얕은 수면 위로 올라와 지느러미를 드러내며 물을 튀겼다.


상어가 1~2초 짧게 모습을 드러내면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파가 계속 몰리자 친수공원 측은 "많은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에 유의해 달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상어를 보기에 가장 좋은 자리로 알려진 해상육교는 안전상의 이유로 통제됐다.


북항 친수공원에 몰린 인파북항 친수공원에 몰린 인파 [손형주 기자]


대구에서 온 김모(70)씨는 "상어를 볼 수 있는 곳이 부산역과 가깝다고 해 초등학생인 손녀와 상어를 보러 KTX를 타고 왔다"며 "상어는 플로리다나 하와이에서만 볼 수 있는지 알았는데 이렇게 도심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손녀는 "신기하기도 한데 먹이를 찾아 여기까지 온 것 같아 상어가 불쌍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누리꾼들은 '상어가 나타나는 다이나믹 부산' 등 재치 있는 글들을 잇달아 남겼다.


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어 돔구장 AI 이미지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어 돔구장 AI 이미지 [스레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항에 추진되는 돔구장을 상어 모양으로 만들자는 글과 AI 이미지도 눈에 띄었다.


'상어가 가져다준 뜻밖의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상어 한 마리의 등장으로 부산항 북항이 준비 부족 비판이 일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보다 관람객을 더 많이 끌어오고 있다는 풍자적인 글도 보였다.


수심이 얕은 곳에 오면 보이는 상어수심이 얕은 곳에 오면 보이는 상어 [손형주 기자]


사흘째 북항 친수공원에 나타난 상어는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로 추정됐다.


무태상어는 한국 연안을 포함해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며 공격 위험성이 큰 어종으로 분류된다.


지환성 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무태상어는 최근 수온 상승으로 우리나라 동해 연안에서도 계속 출몰 보고가 접수되고 있다"며 "먹이를 찾아 이곳까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앞바다는 여름철 고수온 현상으로 상어 출몰이 빈번해진 상황이다. 난류성 어족이 유입되면서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도 증가한 것이다.


상어 출몰 첫날 당초 해경은 상어를 외해로 유도하려 했으나 무리하게 몰아낼 경우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권고에 따라 현재는 철수한 상태다.


상어가 스스로 바다로 빠져나가도록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상어는 사흘째 친수공원을 벗어나지 않고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북항 재개발로 조성된 북항 친수공원이 전 국민적으로 관심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어가 처음 발견된 지난 18일부터 어제까지 부산시는 재난 문자를 보내며 시민들에게 상어 출몰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줬지만, 예상보다 더 큰 관심이 이어지자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면서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무태상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연근해에 분포하며 공격 위험성은 높지 않다"며 "거꾸로 생각하면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이며 북항을 잘 가꾸어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상어를 눈앞에서상어를 눈앞에서 [손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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