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기업의 운명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07 23:00


기업의 운명





선글라스를 ‘라이방’이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미국 바슈롬사가 1930년 미 공군으로부터 의뢰받아 개발한 보안경(保眼鏡) ‘레이 밴’이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라이방’으로 굳어진 것이다. 광선(Ray)을 차단(Ban)한다는 뜻으로 ‘레이 밴’으로 이름붙인 것이 선글라스의 대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원래는 비행사용으로 개발됐지만 맥아더 장군과 비틀스 등이 애용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96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선글라스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바슈롬사가 선글라스로 성공한 기업이라면 재봉틀의 대명사였던 싱어는 시대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무너진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싱어재봉틀 회사는 뉴욕 연방법원에 파산신청을 함으로써 170년 역사를 마감했다. 1970년대 이후 기성복이 대량 보급되면서 재봉틀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가구, 사무기기, 가전제품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봤지만 시장은 이미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없었다. 한때 뉴욕 브로드웨이에 47층짜리 사옥을 건설하는 등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끝내 주저앉고 만 것이다.



복사기의 대명사인 제록스사 역시 법정관리 직전에 놓여 있었다. 지난해 5월만 해도 64달러이던 주식이 지난 10월엔 6.75달러로 10분의 1로 폭락했다. 컴퓨터 프린터와 저가 복사기가 대량 생산되면서 제록스의 주력상품인 고급복사기는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휴렛 패커드에 추월당하고 독일회사에 눌린 복사기의 대명사 제록스는 풍전등화(風前燈火)나 다름없다.


부실기업 가운데 앞으로 생존가능성이 없는 기업들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청산, 매각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그 중에는 미처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퇴출당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은행돈을 겁내지 않는 방만한 경영 때문에 쓰러진 기업도 있다. 기업들이 줄줄이 퇴출되는 것을 보면서 “투자자는 죽어도 회사는 살아남는다”면서 주식회사는 ‘죽지 않는 법인’이라고 했던 앨빈 토플러의 말도 한국에선 예외라는 생각이 든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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