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등 줄줄이' 공모제도 손질될까…당국 "공감대 필요"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6-17 08:14

투자자 보호·정합성·환율 등 '고차방정식'…韓시장 인지도 제고도 숙제


'스페이스X 0주 배정' 미래에셋증권'스페이스X 0주 배정' 미래에셋증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미배정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2026.6.15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 간 공모체계 차이가 부각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제도 손질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히 올 하반기 앤트로픽·오픈AI 등 국내 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은 미국 대어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제도 개선 가능성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페이스X 상장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미래에셋증권[006800]에 아직 한국 몫의 공모주 전량 삭감 사유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시장에서 공모주 배정 무산 원인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 간 공모체계 차이를 지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IPO는 주관사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이고, 국내에서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으려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청약 절차를 거친다.


증권신고서 제출 기한에도 차이가 있다. 국내는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를 위해 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효력 발생까지 최소 15영업일이 걸린다. 반면 스페이스X는 미국 규정에 따라 상장 1주 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양국 간 공모체계 간극이 장벽이 됐다면 제도 변경이 없는 한, 향후 앤트로픽·오픈AI 등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미국 대형사 상장 때도 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이르면 오는 9∼10월께 각각 상정될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실제 현재 당국의 미래에셋증권 검사도 제재보다 구체적인 경위 파악을 통한 재발 방지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기회를 줘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되는데 국내에서는 안 되는 문제는 없는지 등, 지금은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다만 고환율 문제가 부상한 상황에서 국내의 미국 공모주 청약이 활성화되도록 당국이 신속히 제도 손질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당국으로서는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기존 공모체계의 문턱을 성급히 낮췄다가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 업계, 금융당국, 정부 등 각자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공감대부터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동일한 물량 배정이 예상됐던 일본 미즈호증권이 7배 이상 많은 물량을 배정받으면서 '코리아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간 국내에서는 일부 증권사가, 브로커 역할을 하는 현지 기관투자자와 연계해 미국 공모주 청약대행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이 통상적이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인수단에 직접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에 국내 자본시장 인지도 제고가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한 달간 국내 상장사를 집중적으로 기업설명(IR)하는 '코리아 위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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