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의 명암

우리의 시조 단군(檀君) 할아버지는 과연 몇살까지 사셨을까. 기록에 따르면 고조선을 건국하고 통치하던 단군이 아사달로 돌아와 산신(山神)이 된 것은 1,908살때였다고 한다. 기록대로라면 요즘 평균수명의 27배를 훨씬 넘게 산 셈이다. 팔괘(八卦)를 맨 처음 체계화한 복희(伏羲)씨는 제왕자리에 있었던 기간만도 150년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고대인의 수명이 길었다기보다는 기록에 신화적 과장이 약간씩 가미된 결과로 보인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50세를 넘어선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평균수명은 놀랍게도 19세에 불과했다. 그리고보면 33살 나이에 죽은 알렉산더 대왕은 당시로서는 장수(長壽)한 축에 속한다. 유럽인의 평균수명을 보면 16세기에 21세, 18세기에 26세, 19세기에 34세였다. 20세기에 들어와서야 겨우 45~50세로 늘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이쯤되면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어제 제주도 남제주군에서는 올해 102세인 할아버지와 97세인 할머니의 결혼 8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偕老)잔치가 열렸다. 부부가 50년을 함께 사는 금혼식을 맞기도 어려운 세상에 무려 80년을 해로했으니 세계최장수 부부라는 표현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슬하의 2남1녀를 비롯, 손자와 증손자만 해도 36명이나 된다니 수복(壽福)을 함께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쯤되면 백년해로(百年偕老)가 단순한 희망사항만이 아닌 날도 올지 모르겠다.
올해 발표된 ‘2026년도 보건복지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남자 82.1세, 여자 89.5세로 나타났다. 지난 80년의 평균수명이 남자 62.7세, 여자 69.1세였던 데에 비하면 20여년만에 평균 20살이상 늘어난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가 고령화사회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평균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 기뻐할 일이지만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복지정책은 평균연령이 늘어나는 만큼의 속도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으니 그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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