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채식(菜食)열풍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6-11 00:20


채식(菜食)열풍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가 저녁 파티에 이웃들을 집으로 초대했을 때의 일이다. 초대받은 손님은 모두가 채식가였다. 집주인 톨스토이 역시 채식가였다. 그러나 후에 곤혹스런 일이 생겼다. 참석하고 싶다는 한 여인이 채식가가 아닌 게 문제였다. 굳이 안된다는 말을 못하고 그날이 왔다. 그런데 식탁위 그녀의 접시만이 비어 있는 게 아닌가. 손님들이 의아해하며 톨스토이에게 눈길을 돌리자 그는 잠시 후 살아있는 닭을 가져와 “나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닭을 잡을 수 없으니 부인이 직접 잡으시지요” 하며 그녀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톨스토이가 채식주의자였음을 강조하려고 꾸며낸 일화이지만 의외로 채식이 스님이나 동양인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드러낸다. 윤회사상을 믿었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인간과 동물은 한 뿌리라는 생각에서 육식을 철저하게 금했던 인물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역시 어려서 동물을 죽이는 끔찍한 광경을 보고난 후 일생을 채식주의로 일관했다. 아인슈타인이나 루소, 마티스나 버나드 쇼 등의 예술가 역시 채식가로 알려져 있다.



하긴 일부 신학자들은 창세기의 구절을 들어 하나님은 인간이 채식만을 하라고 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가 하면, 대영백과사전에서는 채식주의의 영어표현인 베지테리어니즘의 어원은 ‘건강하다’는 뜻의 라틴어 ‘베게투스’에서 비롯됐다니 서양의 채식주의도 그 역사가 오랜 셈이다.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건강상 이유에다 광우병의 여파로 최근 서양인들 사이에 채식가들이 무려 15%에 이르고 있다.


요즘 들어 우리 식탁에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 방송사가 특집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의 방송여파로 채식관련 상품과 정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때 ‘이상구신드롬’의 영향으로 육류판매가 줄었던 것처럼 이번 채식열풍도 한차례 바람으로 끝나지나 않을까 싶다. 국민건강을 책임맡은 당국이 앞장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건강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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