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 쌀밥의 인기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6-07 22:21


쌀밥의 인기





우리나라 외식문화의 선구자는 아무래도 주막이다. 처음에는 막을 치고 술만 팔던 주막이 점차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밥도 팔고 잠도 재워주는 숙식업으로 확대된 셈이다. 가난한 선비가 한양에 나들이를 갈라치면 미숫가루나 보리개떡 같은 간단한 음식을 싸들고 다니거나 인심 좋던 그 옛날에는 잔칫집에 불청객으로 밥 한술 얻어 먹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장국에 밥을 듬뿍 떠서 말아주는 주막집 장국밥에 비할 바는 못됐다.


조선 후기에 장국밥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는데 그것이 장터국수다. 이즈음 전국을 떠도는 보따리장사가 늘어나 지방의 장터는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장터의 노천음식점들은 이 새로운 고객, 상인들의 구미를 당길 음식개발에 주목하게 된다. 조리가 쉽고 먹기에 간편하며 허기만 채우는 그런 음식이 필요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 맞을 음식이 어디 장터국수만한 게 있었겠는가.



요릿집은 일제때 등장한다. 양식을 비롯해 일식을 고급화한 음식점인 요릿집은 총독부관리나 친일파 등 상류층의 차지였다. 일제에 의해 농토에서 쫓겨나 날품을 팔던 인력거꾼은 일당의 3분의 1이 넘는 15전짜리 설렁탕 한그릇마저 억세게 운수가 좋아야 먹을 수 있었다. 일제시대 쑥대밭이 된 외식문화는 해방과 함께 중국집에서부터 열렸다. 정부가 중국과의 교역을 금지하자 생계가 막연해진 중국인들이 한국인의 식성에 맞는 음식으로 만들어 낸 것이 자장면이다. 미국의 구호물자로 들어온 밀가루의 값이 싸 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것이다.


해마다 쌀소비가 줄어든다고 한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이 70㎏미만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자장면세대의 2세들이 라면에 이어 88올림픽을 전후해 햄버거와 피자 등 입맛의 세계화가 이뤄지면서 쌀소비가 줄어드는 셈이다. 날로 쌀의 재고가 많아져 걱정이 태산인데 쌀밥의 인기를 되찾을 비결은 없는 것일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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