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집에 대한 생각…'나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고 싶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6-17 19:23

'거절불안'·'허균의 편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 나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고 싶다 = 오승욱 지음.


공간 디자이너인 저자가 '나다운 공간'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문 에세이다.


나다운 공간의 기준을 제시하고, 집이 사람과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 나에게 맞는 집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의 경험과 건축, 한국의 주거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쉽게 풀어낸다.


저자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자'는 말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리듬으로 살고 싶은지를 담아낼 공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이는 "이 집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과 맞닿아있다.


저자는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나를 들여다보고, 다수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괜찮은 것을 선택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내 공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은 하나씩 줄이고 그 자리를 좋아하는 요소로 채워볼 것을 권한다.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춰 집을 고르고, 그 집에 나를 끼워 맞춰서 살기 시작하면 집은 나를 편안하게 담아주지 못합니다. 수많은 집을 만들며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다산초당. 304쪽.



▲ 거절불안 = 박한선 지음.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가 '거절불안'이라는 감정을 진화학, 정신의학, 인류학, 신경과학, 사회학 등의 렌즈로 들여다보는 교양서다.


애써 준비한 기획안에 팀장이 반응이 없을 때, 단톡방에서 나만 빠진 채 대화가 이어질 때, 상대가 내 메시지를 읽기만 하고 답이 없을 때, 사람들은 상처받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거절당하지 않기 위해 먼저 물러서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먼저 냉소한다.


책은 사회불안장애, 회피성 인격장애, 의존성 인격장애 등 거절불안이 사람들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또 동아시아의 체면 문화와 서구의 능력 지상주의가 어떤 감정을 만들어내는지 들여다본다. 저자는 특히 오늘날 한국인은 이 두 가지와 관련된 불안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밖에도 인간의 진화사를 통해 거절불안의 근원을 추적하고, 거절의 역사를 살펴본다.


김영사. 424쪽.



▲ 허균의 편지 = 허균 지음. 노경희 옮김.


조선의 문신이자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1569∼1618)이 남긴 편지를 완역한 책이다.


허균을 오래 연구해온 고전문학자인 노경희 울산대 글로벌인문학부 교수가 고증을 거쳐 1596년부터 1613년까지 쓰인 그의 편지를 편지글의 맛을 살려 옮겼다.


허균은 류성룡, 이항복 등 정승부터 최립, 권필 등 문인에 이르기까지 17세기 조선의 명사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그가 보낸 편지의 수신자에는 서얼, 승려, 기생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허균은 술친구였던 명필 한석봉에게 편지를 보내 "잘 익은 술과 잉어회, 죽순, 자라를 장만해 두었으니 어서 빨리 오라"고 말하고, 당대 최고의 기생이자 시인이었던 이매창과도 마음을 터놓고 교류했다.


유배지에서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 현지의 음식 맛을 혹평하는 예민한 미식가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


교유서가. 388쪽.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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