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3배 급증…미국서 변호사 없는 민사소송 2배↑
"AI 창작물 구별 어려워져"
"모든 콘텐츠 가치 낮출 수도" 우려도
AI 앱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활성화한 이후 전 세계 서적 출판부터 민사소송, 논문, 앱, 음원 발표까지 급증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임커 라이머스 미국 코넬대 교수와 조엘 왈드포걸 미네소타대 교수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마존에 출간된 전자책이 2022년 11월 챗GPT 3.5 출시 전에는 매달 10만권 수준이었다가 점점 늘어나 2025년 말에는 매달 30만권으로 급증했다.
연구진은 AI 탐지 도구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사람이 쓴 책의 전자 출판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AI로 생성한 출판물의 규모가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난드 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조슈아 레비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미국에서 변호사 없는 민사 본인소송이 지난해 4만1천건으로 2023년의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비싼 변호사 선임료를 내는 대신 AI를 활용해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제기된 소장 1천600건 표본을 분석해 보니 18%에 AI가 생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체 제기한 소송의 승소율은 AI 챗봇 출시 전후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학계에서도 영향이 감지된다.
세계 과학자들이 연구 논문을 사전 공개하는 아카이브(arXiv)에 매달 올라오는 논문이 수십년간 꾸준히 증가하기는 했지만, 2023년 초부터 게재 거부율이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발표된 논문 57%에 AI 영향을 받았음 직한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2023년 12%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다.
AI를 활용해 코드를 쓰는 바이브 코딩의 활성화는 앱 출시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오픈AI의 코덱스 출시 이후 애플 앱스토어에 매달 출시되는 앱 수는 눈에 띄게 급증했다. 지난해 5월 5만건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제는 10만건을 넘는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는 매일 AI로 생성된 노래가 7만5천곡 올라온다고 추정한다. 이는 지난해 1월 1만곡보다 급증한 것으로, 이제 신곡의 44%가 AI 생성 곡이다.
또한 이 업체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97%가 AI와 인간이 만든 음악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수백만 건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인기를 끄는 AI 생성 곡들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자사 언론인들이 실제 칼럼니스트가 작성한 칼럼과 AI를 사용한 칼럼을 구별하는 '사내 실험'을 해봤는데, 많은 언론인이 구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AI 콘텐츠보다는 인간이 만든 콘텐츠를 선호한다고 답할 것이다. 아마존에서 AI가 쓴 책에 달리는 리뷰가 더 적고 평가점수가 더 낮다"면서도 "쏟아지는 양 자체가 문제"라고 짚었다.
이 매체는 "본인소송 급증이 법원에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저널 논문 제출 증가는 동료심사 체계에 부담을 준다"며 "문학부터 법률, 음악까지 AI는 기술과 노력을 줄여줬는데, 그 때문에 모든 콘텐츠의 가치를 낮출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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