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어깨동무’

서울은 북한산과 한강이 있어 아름답다. 수려한 산과 유유히 흐르는 강이 서울을 품에 안고 있다. 조선 초기 정도전은 신도가(新都歌)에서 ‘앞은 한강수요 뒤는 삼각산이요/덕중(德重)하신 강산 만세를 누리소서’라고 읊었다.
한강은 우리의 젖줄이다. 우리 민족은 선사시대부터 한강유역에 삶의 둥지를 틀어왔다. 삼국시대 한강은 전략 요충지였다.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폐허로 변한 풍납토성, 온달장군 이야기는 이를 잘 말해준다. 한강은 중국 한서(漢書)지리지에는 대수(帶水), 광개토대왕비에 아리수(阿利水), 삼국사기 백제건국조에 한수(漢水)로 각각 불리기도 했다. 조선시대 한강은 한양의 상징이었다. 김상헌은 청에 끌려가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라고 애달프게 노래했다. 시인묵객들은 한강의 빼어난 풍광을 다투어 시에 담았다.
한강은 민족의 수난과 아픔을 지켜보는 ‘인고(忍苦)의 강’이기도 했다. 한강변 삼전도에서의 치욕적인 항복, 임진왜란, 일제36년, 그리고 끊어진 철교로 상징되는 6·25의 비극까지. 황금찬 시집 ‘오후의 한강’, 손장순의 소설 ‘우울한 한강’, 그리고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 등 한강이 끊임없이 문학적 소재가 되어온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한강은 ‘한강의 기적’으로 다시 태어났다. 88서울올림픽은 이를 세계에 보여준 대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수대교가 무너졌고, 뒤를 이어 IMF가 왔으니 안타까운 일이었다.
한강변에서 세계인의 ‘어깨동무’를 주제로 한 전야제가 열렸다. 이번 어깨동무 를 계기로 한강이 다시 세계인들의 눈앞에 떠오른 것이다. 9·11테러로 상징되는 증오와 갈등, 문명충돌의 위험 등 대립의 시대에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근배 시인은 서사시 ‘한강’에서 ‘한강/내일로 흐르는 강/꺼지지 않는 불꽃의 강’이라고 노래했다. 세계인들은 한강을 어떻게 기억할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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