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방조 주장했으나 CCTV에 덜미…살인 혐의 자백
(성남=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경찰이 먼저 세상을 떠난 딸 문제 등으로 신변을 비관하다 남편을 독살한 50대 아내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경기 분당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 분당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지난달 22일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20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소재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60대 남편 B씨의 음식에 화학물질을 섞어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부부가 함께 지내던 고시원 건물 내 중식당에 먼저 도착해 음식을 주문하고, 남편 B씨가 도착하기 전 미리 준비해 온 화학물질을 음식에 몰래 섞은 뒤 함께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식사를 마친 부부는 고시원으로 함께 귀가했고, 이튿날 오전 8시 40분께 A씨가 구토하며 방 밖으로 나오는 것을 이웃이 발견해 소방 당국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고, 방 안에서는 남편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고시원 방 안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딸에 대한 미안함과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A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수년 전 암 투병 중이던 딸을 잃은 A씨는 이후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이며 남편 B씨에게 "같이 죽자" 등의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초기 "같이 죽자고 했더니 남편이 동의했다"는 A씨 진술을 토대로 A씨에게 자살방조 혐의 적용을 검토했다. 아울러 A씨의 정신 상태를 고려해 정신병원 입원 조치했다.
그러나 추가 수사에서 범행의 전모가 드러났다. 식당 내 CCTV 영상에서 A씨가 남편 몰래 음식에 화학물질을 섞는 장면을 확인한 경찰이 추궁하자 A씨는 "남편 동의 없이 범행했다"며 살인 혐의를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재차 자살을 시도할 우려가 있고 주거도 불안정해 법원에서도 구속을 결정했다"며 "음식에 섞인 화학물질의 종류나 부부가 각각 섭취한 양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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