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세

시골에서 자란 40대 이상 기성세대에게 사이다는 삶은 달걀과 연관된 ‘추억의 상품’이다.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잘 모르지만 사이다는 소풍 갈 때 ‘필수목록’이던 삶은 달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였다. 달걀을 먹으면서 목이 메지 않게 하거나 소화를 돕는 기능은 두번째였고, 당시에는 매우 귀했던 탄산음료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입맛을 자극했던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한제국 말기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셔온 사이다가 숙적의 라이벌인 콜라를 만난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1886년 미국의 약품판매상 존 팸버튼이 콜라나무 잎을 달여 만든 것이 시초로 알려진 코카콜라가 이 때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이후 우리나라 음료시장은 사이다와 콜라가 양분해오다 80년대 들어 보리음료, 우유음료 등이 개발되면서 그 종류가 급격히 늘게 됐다.
청량음료와 탄산음료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다. 식품공전에서 정의하는 탄산음료는 ‘탄산가스를 함유하며 마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탄산음료·탄산수·착향탄산음료’로 돼 있다. 청량음료라는 표현은 마실 때 안에 들어있는 탄산가스가 청량감을 주기 때문에 생긴 별칭으로 보인다. 대중의 사랑을 받아오던 탄산음료가 패스트푸드 등과 함께 비만과 영양 불균형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학교 안의 탄산음료 자판기를 철수하게 하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선진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1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의학협회 연차총회에서 비만세를 신설해 국민의 건강증진에 쓰자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배가 나온 사람에게 세금을 물린다는 얘기인 줄 알고 깜짝 놀라는 독자도 있겠지만 세금부과 대상은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다. 비만세를 거둬 건강증진에 쓰는 것도 아이디어이지만 탄산음료의 해로움을 알리는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더 근원적인 처방인 것 같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