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따라 하기?…콜롬비아 "미등록 이주민 단속·추방"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25 07:50

우파 신임 대통령 "콜롬비아인이 우선"…대대적 작전 지시


베네수엘라 출신 미등록 이주민만 50만명…법적·행정적 진통 예상


데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데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이달 취임한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이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강제 추방을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최근 바랑키야에서 진행한 안보 회의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콜롬비아인이 우선해야 한다"며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주민을 먼저 적발하고, 이어 체류 자격이 없는 이들을 단속하기 위한 공조 작전을 즉각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 경찰과 이민 당국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주요 도시와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이주민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강경 기조는 대규모 불법 체류자 적발과 강제 추방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벤치마킹한 행보로 풀이된다.


'엘 티그레'(호랑이)라는 별명의 우파 성향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 소탕 등 치안·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공조를 공언하는 등 후보 시절부터 적극적인 친미 행보를 보여왔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반발하는 미국 시민들의 시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반발하는 미국 시민들의 시위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베네수엘라와 이웃한 콜롬비아는 경제 파탄과 정치적 혼란을 피해 월경한 베네수엘라 이주민 약 280만명을 수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만명 이상은 체류 자격 취득 절차를 밟지 못한 미등록 상태여서 이번 강력한 단속과 추방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적 수사를 넘어선 이번 조치를 두고 실제 이행 과정에서 상당한 법적·행정적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가 막대한 강제 추방 비용과 인프라를 어떻게 확보할지 불투명한 데다, 단순히 체류 자격이 없는 '미등록 체류자'와 실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구분하는 법적 절차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법제상 행정적 미등록 체류 행위 자체는 형사 처벌 대상인 범죄가 아니다.


콜롬비아 군대콜롬비아 군대 [EPA=연합뉴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민 문제를 치안·안보 프레임으로만 접근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로사리오대 베네수엘라 연구소의 로날 로드리게스 연구원은 "콜롬비아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불법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미등록 상태인 사람'이 존재할 뿐"이라며 "이민 문제를 단순 안보 이슈로 치환하면 복잡한 인권·사회적 맥락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등록자 중 19만명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짚으며 "이들을 범죄 표적으로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통해 교육 체계에 편입시키고 양성화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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