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뢰 강조했으나 국정농단 사태는 미언급…의원들은 박수로 환영
"지도부 중심 단결" 발언에 동상이몽 해석…'張 지원' vs '원론적 격려'
인사말 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고양=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27 [공동취재] eastsea@yna.co.kr
(고양·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조다운 노선웅 이율립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친정인 국민의힘을 찾아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내부 단합을 주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강연을 통해 "지도부도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잘 헤아려 당을 이끌어주길 부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수감됐다가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말 특별사면된 이후 당이 주최하는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11월 당에서 제명된 박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일 때도 당 연찬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참석은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근 신임 인사차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그를 연찬회에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도운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울산을 찾아 국민의힘 영남 의원 등과 만찬 회동을 하는 등 당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지금 국민의힘이 소수 야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힘을 모아 노력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어 다수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또다시 정권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면서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서로를 증오하거나 부정하면 안 된다. 여러분의 동지애가 좀 더 두터워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일수록 뭉치고 단합해야 한다"며 "다수를 상대로 힘에 부치는 상태에서 분열까지 하면 그 싸움은 보나마나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연찬회 참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고양=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8.27 [공동취재] eastsea@yna.co.kr
과거 '원칙과 신뢰'를 강조했던 그는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면서 "정당 내에서 신의가 없으면 그 정당은 존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생각보다 국가가 먼저고, 당내 작은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삶이 먼저이며, 정치적 유불리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먼저여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이러한 노력을 진정성 있게 하면 국민은 여러분에게서 희망을 찾을 것이며 반드시 기회를 주실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개혁이고, 국민이 아파하고 절실히 바라는 걸 해결하는 게 혁신"이라고 역설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이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위기 상황일수록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에 있어 정부 여당보다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회복이라 할 수 없다", "선관위 특검은 지도부와 여러분이 함께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라고 말하는 등 현안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강연에서 '국민'을 26번, '신뢰·신의'를 9번, '동지·동지애'를 4번 사용했으나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탄핵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강연 도중에는 15번의 박수가 나왔다.
강연 전 장동혁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미리 행사장 앞에 나가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의원들은 그가 입장하자 옛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을 불문하고 전원 기립해 박수로 환영을 표시했다.
사진 촬영 순서에선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주변으로 몰려들었으며 행사장 근처의 지지자들이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분가량 강연 직후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마친 뒤 곧장 차량에 탑승해 연찬회장을 떠났다.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고양=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8.27 [공동취재] eastsea@yna.co.kr
박 전 대통령의 '지도부 중심 일치단결' 메시지를 두고는 당내 해석이 엇갈렸다.
장 대표는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비당권파는 물론 구주류 의원들도 '원론적인 격려'라며 동상이몽식 해석을 내놨다.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뭉쳐 싸워야 한다는 말씀을 깊이 새겨 이재명 정부·더불어민주당에 제대로 맞서 싸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리위원회를 가동해 비당권파 징계 정국이 펼쳐지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신의'와 '동지애'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내부를 향해 싸움을 거는 게 있다면 신의와 동지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옛 친박계인 윤상현 의원은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발언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솔직히 일반론적 충정의 말씀으로 들었다"며 "여기 와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할 얘기가 똘똘 뭉쳐 이 나라를 잘 세워달라는 말씀 외에 더 있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비영남권 3선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에 "박 전 대통령이 누구 편을 든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지당하신 말씀 아니냐"라고 말했다.
의원들과 인사 나누는 박근혜 전 대통령 (고양=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8.27 [공동취재] eastsea@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