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서울세계불꽃축제 복기] ' 당신의 빛을 찾아서'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9-12 06:23


서울의 밤하늘이 환하게 빛났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어둠 위로 수많은 불꽃이 피어나고, 사라지고, 다시 피어났다.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영국과 미국, 한국팀이 참여해 저마다의 색과 음악으로 한강의 밤을 수놓았다. 수많은 시민이 현장을 찾았고,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도 이 장관을 지켜봤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2000년부터 시작되어 어느덧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을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강이라는 서울의 상징적 공간과 첨단 기술, 문화예술을 결합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세계인에게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한 번의 축제였던 불꽃이 이제는 서울의 가을을 알리는 문화 브랜드가 됐다.

불꽃 하나하나는 짧다. 하늘에 올라 가장 화려한 순간을 보여주고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의 가슴에는 오래 남는다.
그것이 불꽃의 아름다움이다.

불꽃이 남기는 경제와 문화의 빛
대규모 축제는 단순히 구경거리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수 많은 사람이 서울을 찾으면서 음식점과 편의점, 숙박업소, 교통·관광업계 등 지역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는다. 실제로 올해 축제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생수와 간편식 등의 물량을 크게 늘리는 등 이른바 ‘불꽃 특수’가 나타났다.

또한 해외팀의 참여는 문화교류의 장이 된다.
각 나라가 가진 불꽃 연출 기술과 음악, 예술적 감각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중계가 더해지면서 이제 한강의 불꽃은 서울 시민만의 축제가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바라보는 문화 콘텐츠가 됐다.

그러나 더 아름다운 축제를 위하여
빛이 크다고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100만 명 안팎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인 만큼 안전사고와 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 소음과 환경 문제에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실제 올해도 여의나루역 무정차 통과와 도로 통제 등 대규모 인파에 대비한 안전대책이 시행됐다.

앞으로는 관람객의 분산과 대중교통 대책을 더욱 정교하게 마련하고, 온라인 중계를 확대해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불꽃축제가 끝난 뒤 한강이 다시 깨끗한 강으로 돌아오도록 친환경 불꽃 기술과 폐기물 감축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화려한 불꽃만큼이나 안전하고 깨끗한 뒷모습도 아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떤 빛입니까
불꽃은 오래 타지 않는다.
그러나 짧은 순간에도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다.

우리 인생도 어쩌면 불꽃과 같다. 영원히 빛날 수는 없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에게 따뜻한 빛이 될 수는 있다.

어두운 길에서 건네는 말 한마디가 빛이 되고, 힘든 이웃에게 내미는 손길이 빛이 된다. 가족에게 보내는 따뜻한 미소도 빛이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의 삶도 세상을 밝히는 빛이다.

나라에도 빛이 필요하고, 가정에도 빛이 필요하다.

사회 곳곳에 아직 어두운 곳이 있다면 그곳을 밝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작은 등불 하나라도 켜는 사람이 필요하다.

한강의 불꽃은 잠시 피었다가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오래 남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한 사람의 마음을 밝히고, 한 가정을 따뜻하게 하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 하나를 밝혀주는 사람.

그렇게 저마다의 빛을 하나씩 밝혀 간다면 우리나라의 밤도 지금보다 훨씬 환해지지 않을까.

밤하늘의 불꽃은 사라져도 빛의 기억은 남는다.

오늘도 당신의 자리에서 당신만의 빛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빛으로 세상의 어두운 곳을 조금씩 밝혀보자.

“당신이 바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하나의 불꽃이다.”

권오정 문화부장/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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