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 골드판 IDB 총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 개발은행에 기후변화 대응 예산을 삭감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앞서 유엔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 2035년까지 연간 1조3천억달러(약 1천747조원) 규모의 기후 대응 재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주개발은행(ID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간 개발은행 최소 2곳이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기후 대응 재원 조성 목표를 거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IDB는 지난해 기후 금융 규모를 99억5천만달러(약 13조3천700억원)로 전년 대비 46% 늘렸지만, 이제는 기후 대응 자금 목표를 철회하라는 실질적 압박에 처해있다.
ADB 역시 지난해 135억달러(약 18조1천400억원) 규모의 기후 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지금은 목표치 철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도 예산 압박 등이 가중됨에 따라 기후 대응 재원 목표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은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이 다자간 개발은행과 각국에 기후 금융을 축소하라는 압력을 가해 온 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짚었다.
한 개발금융 관계자는 "미국이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다자간 개발은행은 목표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화석연료에 대한 자금지원 제한을 완화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고위급 개발금융 전문가는 "다자간 개발은행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며 "이는 막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FT는 기후금융 목표가 무산되면 선진국들의 의무이행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이미 국제 기후 원조 목표치를 5년간 116억파운드(약 21조원)에서 3년간 60억파운드(약 10조9천억원)로 줄였고, 독일도 연간 60억유로(약 9조3천500억원) 제공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DB는 기후금융의 "자금 규모만으로는 성과를 완전히 보장할 수 없다"며 "이런 이유로 영향과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ADB는 기후 금융 목표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정기적 절차의 하나로 2027년 재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