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풍경(24/1)] 고목 ,권비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9-14 06:54



고목


상처 없는 고목이
세상 어디 있더냐

아픔 없는 훈장이
하늘 아래 있더냐

그래도
상처 달래며
아픔 삭여 가나니

/ 권 비오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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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생명을 이어가야하니 먹거리 두고 경쟁이 치열하고 쌈박질 전투에 상처가 없을 수 있을까

이 세상 그 누구도 별 탈 없어 보여도 상처를 안고 사나니
타인의 영광 승리 아픔 상처 소홀히 보지 말지어다

인생의 값진 결과물인 것을 아픔과 상처 서로서로 쓰다듬고 달래주며 삭이며 살아 가는 거다

그래서 우리는 동물이 아니고 성스러운 인간이 아닌가

권비오의 '고목'은 고목의 상처와 인간의 상처를 겹쳐 놓은 작품이다.

“상처 없는 고목이 / 세상 어디 있더냐”라는 첫 구절은 오래 살아온 나무의 옹이와 흉터처럼, 사람의 삶에도 아픔의 흔적이 남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일깨운다.

특히 “아픔 없는 훈장이 / 하늘 아래 있더냐”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영광과 성공 뒤에는 누구에게나 말하지 못한 고통과 인내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성공을 바라볼 때 그 결과만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있었을 상처와 눈물까지 헤아려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마지막의 “상처 달래며 / 아픔 삭여 가나니”는 삶을 이겨내는 방법을 거창하게 말하지 않는다. 상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 쓰다듬고 달래며 상처를 품은 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 시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상처는 삶의 흠집이 아니라, 살아온 날들의 훈장이다.


그러기에 내 상처를 보듬고 남의 상처도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짧은 시 속에 인생에 대한 따뜻한 연민과 인간애가 잘 녹아 있어 보인다.

권오정 문화부장/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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