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이진숙 가처분' 안했다면 탄핵정국 재판 중단됐을 것"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14 22:17

"특정 인물 호불호로 접근했다면 헌재 스스로 손발 묶였을 것"


강연하는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강연하는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대전=연합뉴스) 변선진 기자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4일 대전지법 대회의실에서 '2026 전문재판 역량강화 강좌' 특강을 하고 있다. 2026.9.14 bysj@yna.co.kr


(대전=연합뉴스) 변선진 기자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14일 2024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심판 당시 '재판관 7인 이상 출석' 조항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한 점을 언급하며 "가처분을 인용하지 않았다면 12·14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헌법재판이 전면 중단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행은 이날 대전지방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특강에서 "당시 재판관 3명 퇴임을 앞두고 헌법재판 마비를 막기 위해 전원 동의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10월 국회의 후임 재판관 선출 지연으로 3인 퇴임 시 '이진숙 탄핵심판' 심리가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는 내용의 헌재 조항에 대한 이진숙 위원장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맡았던 문 전 대행이 헌재법 정족수 조항을 언급하며 양측에 대응 방안을 질의한 것을 계기로 가처분 신청이 이뤄졌으며,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해당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행은 "한 유튜버가 '보수의 전사를 왜 재판받을 수 있게 힌트를 주냐, 이건 문형배 탄핵 사유'라고 하길래 주위 사람들에게 '대통령 탄핵소추라도 들어오면 어쩌려고 그러냐'라고 말했었다"며 "그런데 실제 두 달 뒤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가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느낌상 재판관이 6명뿐이었는데, 효력정지를 해놓지 않았다면 평의나 준비 절차조차 아무것도 못 했을 것"이라며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로 접근했다면 헌재 스스로 손발이 묶였을 테지만, 헌법재판 중단은 곧 헌법의 중단을 의미하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결단을 내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소수자 기본권 구제를 위한 사법부의 선도적 역할도 당부했다.


그는 "소수자 이슈는 정치적 부담과 표 계산 때문에 국회가 먼저 길을 터주기 어렵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해외 사례를 봐도 대부분 사법부에서 이를 해결한다. 표가 되지 않는 소수자 그룹의 기본권을 구제하는 것은 국가기관 중 사법부 본연의 의무이자 역할"이라고 했다.


문 전 대행은 "국회 청문회에서 단골 질문이 나오지만, 동성애는 찬반의 영역에 속하지 않으며 동성혼에 대해서는 엄연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해외에서도 생활동반자 관계를 거쳐 동성혼 단계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다. 사실혼과 유사하게 건강보험이나 연금 혜택을 주는 '생활동반자 관계' 정도는 허용해 주자는 것이 소신"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퇴임 후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재직 중인 문 전 대행은 이날 대전지법 판사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후회하지 않는 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하는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강연하는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대전=연합뉴스) 변선진 기자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4일 대전지법 대회의실에서 '2026 전문재판 역량강화 강좌' 특강을 하고 있다. 2026.9.14 by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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