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업적 합리성 담보돼야 투자 가능"…美측도 '인내심 한계'
'우산식 SPC·이익배분 비율 조정' 줄다리기…年 200억불 한도 명문화도 쟁점
루이지애나 LNG 터미널·탄소포집·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사업 등은 합의서 빼기로
청와대 [촬영 이정훈] 2025.12.8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한미 간 대미투자 협상이 '상업적 합리성' 보장을 둘러싼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대로 양측이 평행선을 이어갈 경우 자칫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일각에서 제기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질문받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6.9.18 superdoo82@yna.co.kr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상호관세 관련 합의를 이뤄낸 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9개월여에 걸쳐 대미투자 세부 내용을 두고 치열하게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럼에도 산업통상부는 지난 17일로 예정했던 국회 상임위 보고를 한 차례 연기하는 등 좀처럼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22일 다시 국회에 보고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그 때까지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이번 보고 역시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 집요하게 '상업적 합리성'을 요구하다 보니 미국 측에서도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내며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의 협상 대원칙은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돼야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미국 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협상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대미투자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제가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어 다시 얘기를 하는 중"이라며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이 같은 '상업적 합리성 우선' 원칙에 따라 미국 측이 원했던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 미국 중서부 탄소포집저장 사업, 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 사업 등은 이번 투자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양측이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양측이 끝까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들도 적지 않아 최종 타결 여부는 안갯속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체적으로 한국 측은 상업적 합리성이 부족하거나 장기간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투자를 중단하거나 이익 배분 비율을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투자 합의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엄브렐라(우산식) SPC'를 만들어서 사업이 더딘 쪽에서 잘 나온 쪽의 이익을 당겨서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나,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 선임 등 지난 팩트시트 협상 과정에서 논의된 사안들도 명확하게 이번 합의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 측의 요구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에 대해 미국 측이 난색을 드러내며 이견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미국에서는 '연간 투자액 상한 200억달러'라는 송금 한도를 계약에 명문화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상업적 합리성을 검토하기도 전에 투자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청하는 등 강한 압박을 가하는 중"이라며 "한국 측도 이런 요구에는 물러서기 어려운 만큼 협상 타결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