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호랑이 자매, 열흘 간격 전남광주·청주서 하늘로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21 18:29

2007년 함께 태어난 4남매 중 2마리…시민들 메시지로 배웅


청주동물원 한국호랑이 호순·호붐 남매청주동물원 한국호랑이 호순·호붐 남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남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007년 한배에서 태어나 유명해진 시베리아호랑이 자매 '호민이'와 '호순이'가 열흘 간격으로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우치동물원에 따르면 시베리아호랑이 호민이가 지난 6월 23일 생을 마쳤다.


태어난 이듬해인 2008년부터 우치동물원의 터줏대감 노릇을 한 호민이는 활기찬 모습으로 관람객들에게 존재감을 뽐내왔으나 나이가 들면서 차츰 움직임이 줄었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꾸준히 약도 먹었지만, 사람 나이 100살에 맞먹는 고령에 하루하루 쇠약해졌다.


폐사 후 부검에서는 난소암이 확인됐다.


지난 7월 3일에는 호민이와 함께 태어난 호순이도 청주동물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호순이는 보행 이상 증상을 보여 디스크 질환을 의심한 동물원 측이 수술을 준비했으나, 마취 후 회복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 따라 안락사됐다.


호민이와 호순이는 2007년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날 때부터 눈길을 끌었다.


수컷 '호붐', 암컷 '호선'까지 모두 4마리가 함께 태어나 이례적인 번식 사례로 소개됐다.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호랑이 '4남매'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호랑이 '4남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근친교배를 피하고 혈통을 관리하기 위해 호민이가 전남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가면서 자매는 이별했다.


호민이는 우치동물원, 호순이는 청주동물원의 마지막 시베리아호랑이였다.


한배에서 태어나 서로 다른 동물원을 지켜온 자매가 비슷한 시기 세상을 떠나면서 두 동물원에서 시베리아호랑이를 더 볼 수 없게 됐다.


우치동물원에는 현재 벵골호랑이 3마리만 남아 있다.


호민이의 사체는 화장한 뒤 동물원 내 수목장으로 안치됐다.


동물원 측이 마련한 추모 공간에는 시민들이 보낸 조화와 메시지도 쌓였다.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시베리아호랑이 추가 입식 계획은 없다"며 "번식보다 지금 함께하는 '친구'들을 잘 키우는 게 저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우치동물원 호랑이 사육사우치동물원 호랑이 사육사 [우치동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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