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리안' 10년 대장정 마무리…교향곡 '부활'로 피날레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0-10 16:15

민간 최초 말러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 9일 롯데콘서트홀서 완주


진솔 예술감독 "성장해가는 모습 관객들께 보여드려 뜻깊어"


'말러리안 시리즈 10' 공연'말러리안 시리즈 10' 공연 [아르티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지휘자의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격정적인 손짓이 이어졌다. 무대 위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와 120여 명의 합창단이 빚어내는 소리는 하나의 거대한 울림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진솔 예술감독이 이끄는 프로젝트 악단 말러리안 오케스트라의 '말러리안 시리즈 10' 공연이 지난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2017년 민간 음악 단체로는 처음으로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라는 도전에 나선 이들이 10년에 걸친 여정을 마무리하는 현장이었다.


이날 피날레를 장식한 작품은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 존재의 고뇌와 희망을 담아낸 이 작품은 지난 10년간 말러의 발자취를 차근차근 따라온 이들의 도전에 정점을 찍어주기에 충분했다.


공연의 시작은 묵직했다. 잔잔하면서도 비장하게 포문을 연 무대는 악장이 거듭될수록 서서히 음악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초반부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장엄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면, 이어진 선율은 우아하면서도 아련한 오스트리아 춤곡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분위기는 점차 고조됐고,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은 성악가의 경건하고 담백한 목소리가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말러리안 시리즈 10' 공연'말러리안 시리즈 10' 공연 [아르티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지휘 단상 위 진 감독의 움직임은 점차 격렬해졌다. 그는 단상 위에서 점프하는 등 몸을 크게 쓰며 온몸으로 음악과 하나가 됐다.


절정은 단연 5악장이었다.


말러리안 오케스트라와 함께 원주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위너오페라합창단으로 구성된 120여 명의 대규모 연합 합창단, 그리고 소프라노 강혜정과 메조 소프라노 김세린이 조화를 이뤘다.


합창단이 일제히 일어서며 오케스트라, 두 성악가와 어우러지는 순간 홀 전체에 폭발적인 에너지가 퍼지며 10년 대장정이 막을 내렸음을 알렸다.


부활과 구원의 메시지를 담은 곡은 마지막 음이 사라진 뒤에도 긴 여운을 남겼고, 관객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


대장정을 마무리 지은 무대 직후 진 감독의 머리카락은 뜨거운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듯 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다.


'말러리안 시리즈 10' 공연'말러리안 시리즈 10' 공연 [아르티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 직후 연합뉴스와 만난 진 감독은 소감을 묻자 "아직 무대에서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막상 끝내고 나니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고 부족함도 느낀다"고 담담히 소회를 전했다.


그는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10년에 걸쳐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관객들께 보여드릴 수 있어 뜻깊었다"며 "후배들이나 업계 동료들에게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도 나처럼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객석에서 무대를 지켜본 국제구스타프말러협회 이사이자 말러재단 부회장인 모르텐 솔빅은 공연이 끝나고 "나의 아내 역시 지휘자의 길을 걷고 있기에, 여성 지휘자로서 이 자리까지 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깊이 공감한다"며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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