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et] 난정집서 서문과의 재회: 제5회 전국서예회의, 린이를 먹향으로 물들이다
AsiaNet 0201122
린이, 중국 2025년 9월 30일 /AsiaNet=연합뉴스/-- 최근 중국 최고의 서예가로 꼽히는 왕희지(Wang Xizhi)의 옛 거주지인 산둥성 린이에서 '왕희지 난정집서 서문과의 재회(Reencountering the Preface to Orchid Pavilion Poetry Collection)'라는 주제로 제5회 전국 서예대회(National Calligraphy Conference)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각지와 해외에서 온 100여 명의 서예가와 서예 애호가들이 모여 붓을 매개로, 먹을 영혼 삼아 문화적 교류의 장을 펼쳤다.
이번 대회는 제21회 린이 서성문화축제(Calligraphy Sage Culture Festival)의 주요 부대 행사 중 하나로, 서성(書聖)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 서예에 대한 대중의 열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행사장은 활기차면서도 질서정연한 분위기였다. '지(之)'의 우아한 곡선과 '수(水)'의 역동적인 기세가 붓끝에서 피어났다. 아이들은 발끝을 들고 서툰 솜씨로 붓을 잡았지만, 손끝에 묻은 먹물은 아랑곳하지 않고 깊은 진지함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15명의 서예가가 14미터 길이의 '난정집서 서문' 두루마리를 공동으로 완성했다. 서예가들은 교대로 해서의 단정함, 행서의 유연함, 초서의 호방함 등 다섯 가지 서체를 선보이며 장인의 솜씨를 뽐냈다. 겹겹이 번지는 먹의 향연이 종이 위에 우아하게 펼쳐지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또한 이번 대회에는 청소년 참가자들이 제출한 서예 작품 1795점이 접수됐다. 현장 서예 활동에 참여한 13세의 리빙더(Li Bingde)는 "이런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다. 서예는 집중력을 높여주고 전통문화의 가치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해외 참가자들도 먹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한국 서예가 여남회(Yeo Nam-hoi) 씨는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붓을 휘두르며 "린이에 처음 왔는데, 이곳은 서예 분위기가 정말 짙고 마치 왕희지의 정신이 느껴지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인 방문객 이강옥(Lee Kang-ok) 씨는 현장에서 한글로 '한중우의'를 써 내려가며 "린이는 서예의 발상지다. 이곳에 오니 마치 서예의 '고향'으로 온 듯해 매우 감동스럽다"라고 전했다.
자료 제공: Linyi Municipal People's Government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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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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