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노블레스 오블리주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기자

등록 2025-12-11 00:02


노블레스 오블리주






옛 북미 인디언 부족사회에는 ‘포트라치(potlatch)’라는 의식이 있었다. 특정한 날을 정해 모든 부족원들이 모피 등 잉여재산을 내놓고 파괴하거나 이웃에게 나눠주는 의식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저서 ‘소비의 사회’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고 존재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그들은 재화를 스스로 불태웠다”고 해석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내셔널갤러리와 자연사박물관 등 세계적 전시관에 가면 매표소가 없다. 부자들이 사재를 털어 작품을 구입해 박물관과 갤러리에 기증, ‘모두’에게 관람의 기회를 주는 기부의 전통 덕이다.


‘길은 모두 로마로 통한다.’ 이미 2,000년 전에 로마에 구축된 놀랄 만한 인프라는 부자들의 기부가 있어 가능했다. 지금도 이탈리아 곳곳에 남아 있는, 눈을 의심케 하는 역사적 건축물은 태반이 부자들 기부금으로 세워졌다.


부든 권력이든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목마를 때면 생수처럼 다가오는 사례들이다.


변칙 상속과 탈세, 원정 출산과 병역비리가 횡행하는 속에서 ‘왜 부자를 미워하느냐’는 항변은 허할 수밖에 없다. 부자들은 ‘눈치보기 싫어’ 해외에 나가 골프 치고, 쇼핑 하고, 부동산을 산다고 한다. 올해 들어 해외로 빠져나간 부자들 돈이 무려 1백억달러에 이른다는 집계다.


해서, 어느 기업 오너 가족이 1천3백55억원의 상속세를 내겠다고 신고한 것이 더욱 화제다. 상속재산의 절반에 가까운 액수임에도, “법대로 세금을 내는 것일 뿐”이라는 유족들의 답이 선선하다.


‘법대로’가 놀랍고, 신선하고, 아름답고, 화제가 되는 세상에 ‘아직’ 우리가 살고 있음이다.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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