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한 장동혁...자멸하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29일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2024년 온라인 익명 당원 게시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방해 당 명예와 이익에 피해를 입힌 것이 그 사유다. 게시글 작성자는 한 전 대표 가족이라고 한다. 당 윤리위가 윤 전 대통령 사형 구형일인 지난 14일 새벽 제명안을 기습 의결하더니, 장 대표가 단식 후 당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당내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가 제명을 확정했다. 그 이유도, 절차도 해괴하다. 반발한 한동훈계 의원들은 장 대표의 해당행위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제1야당으로서 정부·여당을 견제할 사안이 쌓여 가고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당력을 집중해야 할 전쟁터를 비워 두고 자기들끼리 물고 뜯는 형국이다.
한 전 대표 측이 익명 뒤에 숨어 비방글을 쓴 것은 품격을 잃은 행동이지만, 제명으로 정치 생명을 끊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한 전 대표는 앞으로 최소 5년간 총선, 대선 등 모든 선거에 당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불법 계엄으로 당을 벼랑 끝에 내몬 윤 전 대통령도 제명하지 않은 것에 견주면 "장 대표의 사적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윤석열 어게인' 세력 등 강경 보수층은 한 전 대표를 내쫓으라고 요구해왔다. 장 대표가 이에 호응해 당권을 강화한 뒤 차기 대선 직행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사실이라면, 민심을 얕잡아보는 얄팍한 계산이다.
"반드시 돌아오겠다"며 창당에 일단 선을 그은 한 전 대표는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법정 싸움으로 가면 국민의힘 미래는 더 불투명해진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당권을 지키기 위해 더 강력한 마이웨이 행보를 할 것이라고 한다. 난장판 속에 당내 다수 의원들은 2년 남은 다음 총선만 바라보며 뒷짐을 지고 있고, 일부 중진 의원들은 "지방선거 이후에 움직이겠다"며 여유를 보인다. 집단 자해행위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대표 보수 정당이 어디까지 추락할 작정인가.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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