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TSM 교통신호 플랫폼’과 차세대 AI 기술 공식 발표
신산업 열쇠로 부상, 국가표준 전환 필요
20년 묶인 교통신호 규격…AI·자율주행 산업 발목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으로 세종시에 설치된 디지털 교통신호 제어기(사진=아이티에스 제공)인공지능(AI) 기반 교통신호 통합관리 플랫폼(TSM)이 자율주행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최초 광통신 기반 디지털 교통신호 제어기술을 개발한 경북 구미의 아이티에스(대표 이종성)가 최근 규제샌드박스 실증을 수행 중인 ‘한국형 TSM 교통신호 플랫폼’이 교통신호체계를 전면 업그레이드 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 교통신호 체계는 20년 전 아날로그 규격에 머물러 AI·자율주행·스마트시티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세종시 실증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된 ‘한국형 TSM 교통신호 플랫폼’을 국가표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종성 대표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현행 도로교통법과 신호기 규격은 2000년대 초반 아날로그 방식을 전제로 설계돼, 신호 데이터를 외부로 개방하고 AI·자율주행 기술과 연동하는 구조를 아예 가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신호기는 폐쇄형 구조로, 외부 시스템과 실시간 데이터 연동이 어렵다. 이로 인해 내비게이션, 버스 정보 시스템, 자율주행 차량, 로보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이 신호 정보를 활용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반면 미국·영국·싱가포르 등은 이미 신호제어 실시간 API를 표준화해 민간 기업에 개방했다. 자율주행 기업과 빅테크가 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배경이다.
아이티에스 측은 “한국은 도시마다 신호 규격이 달라 기업이 17개 도시용 시스템을 각각 개발해야 하는 비효율 구조”라며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규격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시 전역에서 진행된 디지털 교통신호 실증 결과는 산업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자료에 따르면 신호정보 지연시간은 기존 23초에서 0.30.5초로 단축됐고, 통신 장애율은 약 80% 감소, 통신 안정성은 99.9%를 확보했다.
TSM 기반 신호기는 AI를 활용해 보행자 돌발 감지, 위험차량 패턴 분석, 야간 시야 확보 신호 조정, 긴급차량 자동 우선신호 등을 구현할 수 있다. 아이티에스는 TSM 기술이 국가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교통 인프라 분야의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한국형 TSM이 국가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신호기·플랫폼·AI 알고리즘·모빌리티 서비스까지 패키지 수출이 가능하다”며 “지자체 운영비 절감과 민간 투자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이티에스는 TSM 기술 확산을 위해 2년 단위 전환 로드맵을 제시했다. 제안된 로드맵은 ▲1단계(2026~2028년) 국가표준 제정 및 수도권·세종 상용화 ▲2단계(2029~2030년) 전국 50% 디지털 전환 및 C-ITS 연동 ▲3단계(2031~2032년) 전국 100% 전환과 국가 단일 TSM 신호망 구축이다.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버스·택시·자율주행·로보택시·스마트시티 서비스 전반에 실시간 신호 정보가 개방되고, 관련 산업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계에서는 교통신호 규격 개정이 단순한 교통 행정 이슈가 아니라 국가 디지털 경쟁력의 문제라고 본다. AI와 데이터 산업의 확장은 인프라 개방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신호기는 외부와 실시간 데이터 연동이 불가능한 폐쇄형 구조다. 이 때문에 긴급차량이 접근해도 신호가 자동으로 바뀌지 않고, 지자체별 임시 방식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소방·구급 지연 민원은 매년 증가 추세다.
아이티에스 측은 “TSM 기반 API형 신호기는 실시간 긴급차량 감지, 차단 없는 우선신호, 경찰·119 통합관제 연동이 가능하지만 현행 규격에서는 공식 허용이 되지 않는다”며 “이제는 법과 규격이 기술을 따라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신호기가 데이터를 못 내보내면, 긴급차도 멈추고, 산업도 움직일 수 없다”며 “아날로그 규격을 디지털 규격으로 전환하는 것은 교통 문제 해결을 넘어 대한민국 AI·모빌리티 산업의 성장 기반을 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자체 운영비 절감, 한국형 신호기술의 해외 수출, 민간 모빌리티·AI 산업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교통사고의 34%는 교차로에서 발생한다. 주요 원인은 보행자 미인지, 사각지대, 야간 시인성 부족, 꼬리물기, 적색신호 위반 등으로 “신호기가 똑똑해지면 교차로 사고의 절반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성 아이티에스 대표는 “이번 규격 개정은 단순한 제도 정비가 아니라 국민 생명을 지키고 대한민국 교통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국가 인프라 개혁”이라며 “아날로그 규격을 디지털 규격으로 전환하고 폐쇄형 신호기를 개방형 TSM 신호기로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향후 한국교통안전공단 자율주행 시험로 교차로에 설치한 TSM교통신호 제어를 자율주행 자동차, 긴급자동차, 네비게이션 등와 컨넥티브 연동을 시현할 수 있는 기술 성능 인증을 확보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자율주행 시험로 교차로에 설치한 TSM 교통신호 제어기가 교통신호 체계를 전면 업그레이드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사진=아이티에스 제공)
박상봉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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