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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에 취기가 오르면, 일부는 스스로를 시의 재판관으로 착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혀끝에 문학의 생사여탈권이라도 쥔 듯 목소리를 높인다. 타인의 시는 그들의 테이블 위에서 안주가 된다. 씹히고, 찢기고, 웃음거리가 된다. 그 광경은 비평이 아니라 공개 처형에 가깝다. 그들은 말한다. “술자리니까”, “농담이니까”, “솔직해서 좋지않느냐”라고. 그러나 솔직함이라는 말로 포장된 무례만큼 비겁한 언어는 없다. 읽지 않은 자의 단정, 이해하지 않은 자의 조롱, 책임질 생각 없는 자의 확언.그 어디에도 작품은 없고, 오직 자의식만이 소란스럽게 돌아다닌다.
문제는 취기가 아니다. 취기가 걷혀도 그 태도는 남는다. 그들이 시를 그렇게 다루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를 낮추지 않으면 자신이 높아질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타인의 언어를 훼손해야만 자신의 빈약한 독서와 고갈된 사유가 가려진다. 이것은 취중 실수가 아니라, 평소에 단련된 습관이다. 비평은 작품을 향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작품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시인을 평가하고, 경력을 줄 세우고, 소속을 들춰낸다. 시를 논하지 않고 서열을 만든다. 그 순간 비평은 사유를 멈추고 노골적인 권력이 된다. 이런 자들은 유독 ‘문학적 자유’를 말한다. 그 자유는 언제나 강자의 입에만 머문다. 자기보다 약하다고 판단한 대상에게만 거침없이 휘둘러진다.
그들의 자유는 읽을 자유가 아니라, 깎아내릴 자유다. 사유의 자유가 아니라, 모욕의 자유다.더 심각한 문제는, 이 장면이 반복되면서 하나의 문화가 된다는 점이다. 웃고 넘기면 관행이 되고, 관행은 규범이 된다. 그 결과, 가장 무례한 언어가 가장 ‘솔직한 비평’으로 둔갑한다. 가장 많이 읽은 사람이 아니라, 가장 크게 말하는 사람이 어느새 시의 얼굴이 되어버린다. 이것은 개인의 인성 문제가 아니다. 문학 공동체의 윤리 붕괴다. 비평이 책임을 상실하는 순간, 문학은 내부로부터 썩기 시작한다.
시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입들이, 동시에 시를 가장 거칠게 다룬다는 이 아이러니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비평은 날카로울 수 있다. 그러나 무례할 권리는 없다. 비평은 잔인할 수 있다. 그러나 비겁해서는 안 된다. 작품을 통과하지 않은 말은, 그 어떤 경우에도 비평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술기운을 빌린 자의 과시이며, 언어를 도구로 한 폭력이다.
우리는 이 장면을 더 이상 농담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웃음으로 덮는 순간, 공범이 된다. 침묵으로 넘기는 순간, 구조가 된다. 시를 지키는 일은 시를 칭송하는 일이 아니라 시를 다루는 태도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비평이 권력이 되는 순간, 시는 떠난다. 그리고 시가 떠난 자리에 남는 것은 문학이 아니라, 소란과 허영뿐이다.

시와늪문인협회 대표 배성근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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