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부인은 80년대 최고 야한영화
안소영이야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에로배우
대학시절 들킬새라 서랍 속에 몰래 감춰둔
애인을 꺼내 나란히 이불 덮고 잤다.
애마부인 약사(略史)
권혁웅
1대
고개를 좌우로 꼬며 말을 달리는 고난도 기술을 선보인 안소영(1982)에 관해선 이미 말한 바 있다 침대에 누운 그녀가 말 탄 꿈을 꾸는 것인지, 말을 모는 그녀가 침실 꿈을 꾸는 것인지를 중3이 다 말할 수야 없었지만, 동시상영관은 돌아온 외팔이와 안소영 때문에 후끈 달아올랐다
안소영 주연의《애마부인》포스터
2대
오수비(1983)는 바다로 갔다 그녀는 젖은 몸으로, 몰려 오는 파도를 다리 사이로 받으며, 파도보다 큰 소리를 지르곤 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떠란 말이냐 청마(靑馬)의 시구를 그때 배웠다 고1때 일이다
오수비주연의《애마부인》포스터 3대
김부선이 말죽거리 떡볶이 집에서 권상우를 유혹할 때(2000) 나는 기절할 뻔했다 나도 권씨지만 그녀를 피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씨름선수 장승화의 들배지기에 자지러지는 그녀(1985)를 본 고3때부터 지금까지, 내내 그렇다
김부선 주연의《애마부인》
4대
이후의 애마부인(1990~)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나는 더이상 연소자가 아니었으니까, 도처에서 여자들이 말 타고 출몰했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다만 김호진(1990)처럼 ROTC 애마보이가 되고 싶기는 했다 그 후로는 나도 애마도 주마간산이었다
영화《애마부인》시리즈 장면들
9대
진주희(1993)의 운명처럼 말이다 아, 어찌하여 애마의 도(道)는 일본으로 흘러갔는가? 애견부인(1990)은 또 뭐란 말인가? 드라큘라 애마(1994), 애마와 백수건달(1995), 애마와 변강쇠(1995)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끝없는 연애담과 지리멸렬 속으로 빠져들었다
진주희 주연의《애마부인》9 포스터
외전(外傳)
애마는 파리에도 가고(1988) 집시도 되었지만(1990) 정작 애마부인을 가르친 정인엽은 지금 삼겹살집 주인이다 애마 아래 남편, 애마 위에 애마보이, 그 위에 나......., 우리는 그렇게 불판 위에서, 납작하게, 지글거렸다 어마 뜨거라, 소리 지르며 한 시절을 지나왔다
영화《애마부인》시리즈의 최고 에로배우 안소영
권혁웅의 「애마부인 약사(略史)」 읽기
/박상봉
권혁웅의 「애마부인 약사(略史)」는 제목부터 이미 이중의 전략을 품고 있다. ‘약사(略史)’라는 말은 간략한 역사, 혹은 축약된 계보를 의미하지만, 이 시에서 그것은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반복과 변주의 구조를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다시 말해 이 시는 하나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코드가 어떻게 변주되며 지속되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욕망의 계보학’이다.
이 시의 기본 구조는 ‘1대에서 9대까지’라는 계열적 배열을 따른다. 표면적으로 이는 특정 영화 시리즈, 즉 「애마부인」이라는 대중문화 텍스트의 변천사를 암시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시가 관심을 두는 것은 영화 자체가 아니라, 그 영화를 소비하고 기억하는 방식,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안에서 재생산되는 욕망의 패턴이다. ‘대(代)’라는 단위는 혈통이나 계보를 연상시키지만, 여기서 그것은 생물학적 계승이 아니라 이미지와 감각의 반복적 복제를 가리킨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각 ‘대’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은 동일한 구조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차이는 내용의 변화가 아니라 표면의 변주에 가깝다. 이는 곧 대중문화의 속성, 즉 새로움으로 포장된 반복이라는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애마부인」이라는 제목 아래 생산된 수많은 이미지들은 서로 다른 배우, 다른 장면, 다른 시대적 맥락을 갖는 듯하지만, 그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하나의 코드가 있다. 그것은 욕망의 형식이며, 더 나아가 욕망을 조직하는 시선의 구조다.
권혁웅은 이 반복의 구조를 단순히 비판하거나 해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그것을 시의 형식으로 끌어들인다. ‘1대, 2대, 3대…’로 이어지는 배열은 서사적 진행이 아니라 목록적 나열에 가깝고, 이 나열은 독자로 하여금 개별 장면에 몰입하기보다는 전체 구조를 조망하게 만든다. 이때 시는 하나의 이야기라기보다 아카이브에 가까워진다. 기억의 저장소이면서 동시에 이미지의 재배열 장치로 기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를 단순한 ‘대중문화 아카이브’로만 읽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이 시가 진정으로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외편’에 이르러서다. 본편의 계열이 ‘1대에서 9대’까지의 닫힌 구조를 형성한다면, 외편은 그 구조에서 밀려난 것들, 혹은 그 구조로 환원되지 않는 잔여를 호출한다. 외편은 일종의 파편이며, 동시에 균열이다.
이 균열은 단순히 덧붙여진 보충물이 아니다. 오히려 본편의 질서를 교란하는 핵심적인 장치다. 1대에서 9대까지의 배열이 ‘완결된 역사’를 가장하고 있다면, 외편은 그 완결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즉,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완전한 계보가 아니라,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된 선택과 배제의 결과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때 외편은 누락된 기억, 혹은 억압된 욕망의 자리로 읽힐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과거를 기억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편집된 이미지들을 반복 재생하고 있을 뿐이다. 「애마부인 약사」에서 ‘대’라는 단위는 바로 이 편집의 결과물이다. 각각의 ‘대’는 특정한 기억의 패키지이며, 그 안에는 선택된 장면과 배제된 장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외편은 바로 이 배제된 것들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시가 특정한 도덕적 판단이나 이념적 결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반복과 변주의 리듬 자체를 드러냄으로써, 독자가 그 구조를 체감하도록 만든다. 이는 비판을 넘어서 구조를 ‘보이게 하는’ 시적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애마부인 약사」는 복제의 과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바깥—외편의 자리—를 끊임없이 호출하는 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시는 단순한 패러디나 문화 비평을 넘어, 1980년대 이후의 ‘음습했던 사회 현실’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텍스트로 자리 잡는다.
애마부인은 역시 안소영이다. 영화 애마부인은 80년대 최고로 야한영화였고 안소영이야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에로배우다. 안소영은 대학시절 내 애인이기도 했다. 들킬새라 서랍 속에 몰래 감춰둔 애인을 꺼내 나란히 이불 덮고 잤다. 안소영 덕분에 청춘이 외롭지 않았다. 나중에 미팅도 하고 여학생을 여럿 만나봤지만 그만큼 끌리는 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면 서랍에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는 안소영이 진짜 내 애인이었다.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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