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愚公移山), 다시 묻는 우리의 길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4-29 07:58


우공이산(愚公移山), 다시 묻는 우리의 길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한다.


어제의 가치가 오늘은 낡은 것이 되고, 오늘의 기준마저 내일이면 뒤집힌다. 속도는 미덕이 되었고, 결과는 과정 위에 군림한다. 그 속에서 사람의 마음은 점점 가벼워지고, 관계는 얕아진다.


예(禮)는 형식이 되었고,

인(仁)은 손익 계산 속에 묻혔으며,

경(敬)은 권력 앞에서만 고개를 숙이고,

애(愛)는 조건을 달고 거래되는 듯하다.


우리는 지금 ‘쩐의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무엇을 잃고 있는가.


이럴 때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바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이야기.

누군가는 비웃었고, 누군가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우공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뜻은 결국 하늘을 움직였고, 산은 옮겨졌다.


이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당신은 무엇을 꾸준히 옮기고 있는가.”

지금 우리는 너무 쉽게 포기한다.


결과가 보이지 않으면 방향을 바꾸고, 손해가 예상되면 가치를 접는다. 인(仁)을 실천하는 일도, 타인을 배려하는 일도 ‘비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밀려난다.


그러나 우공은 달랐다.

그는 계산하지 않았다.

그저 옳다고 믿는 일을, 묵묵히 반복했을 뿐이다.


예(禮)는 하루아침에 회복되지 않는다.

인(仁)은 선언으로 살아나지 않는다.

경(敬)과 애(愛)는 캠페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모두 ‘우공의 방식’으로만 되살아난다.


작은 실천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것.

누군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일,

약자를 배려하는 사소한 선택,

이익보다 도리를 먼저 생각하는 한 순간.

이런 작은 돌 하나, 흙 한 삽이 쌓여

결국 우리 사회라는 ‘산’을 옮긴다.


세상은 변했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우공은 어리석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다시 붙잡아야 할 것도 그것이다.

빠름보다 바름을,

이익보다 사람을,

성과보다 가치를.


우공이산은 전설이 아니라 태도이다.

그리고 그 태도는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해 보인다.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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