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입맞추기용 진술 세미나" vs 박 검사 "근거 없는 망상" 공방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를 심리하는 국민참여재판에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 출석하는 박상용 검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6.16 xanadu@yna.co.kr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오전 9시 30분께 열린 7일 차 공판에 출석한 박 검사는 증인석에서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겠다"고 증인 선서를 했다.
앞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자신을 향한 무더기 고발이 예정된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방어권 차원에서 선서를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법정에서는 선서하고 증언대에 섰다.
이날 오전 재판에서 검찰은 증인으로 출석한 박 검사를 상대로 2023년 5월 17일 이른바 '연어 술 파티'가 벌어졌다는 의혹의 진위와 당시 검사실 내 계호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박 검사는 제기된 의혹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검사는 "좁은 영상녹화실에서 교도관들이 밀착 계호하는 상황에서 술을 제공하거나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만약 술 냄새가 났거나 취기가 보였다면 독극물 등 이상 물질을 먹은 줄 알고 즉시 조사를 중단시키고 의사를 불렀을 것"이라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외부 음식 특혜 제공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청 수사비 카드 한도가 적어 내 사비로 피의자와 변호인들의 식사를 배달시켜 준 것"이라며 "밥을 안 주면 강압 수사고, 밥을 주면 편의 제공이냐"고 반문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김성태, 방용철 등 대척점에 있는 피의자들을 한곳에 모아 식사하게 한 것은 입을 맞추기 위한 '진술 세미나' 아니냐"고 추궁했다.
또한 피의자 조사 시각과 진행 경과 등을 조서에 기록하도록 의무화한 형사소송법 제244조와 미결수용자 분리 규정 등을 거론하며, 18시 이후의 수사 기록이 없다는 점을 들어 당시 대질 조사와 식사 자리가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 검사는 변호인의 의혹 제기에 "망상"이라고 강하게 일축했고, 변호인이 "배심원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망상이라는 것이냐"고 맞받아치면서 양측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어 변호인이 수사과정 기록 의무를 명시한 해당 형사소송법 조항을 재차 근거로 제시하자 "검사실 대질조사에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다. 법을 좀 알고 말씀하시라"며 맞받아쳤고, 재판부가 양측을 제지하는 등 거친 분위기가 연출됐다.
'술파티 위증 혐의' 이화영 국민참여재판 8일 시작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법정 모습. 2026.6.5 xanadu@yna.co.kr
오후 재판에서는 쌍방울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둘러싼 이른바 '병갈이'(생수병에 소주를 옮겨 담는 행위) 의혹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변호인 측은 2023년 5월 17일 오후 6시 34분께 수원지검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3병 등이 결제된 영수증을 물증으로 제시하며, 쌍방울 직원 박상웅 씨가 해당 주류를 구매해 위장 반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해당 결제는 박 씨가 아닌 수행 기사가 한 것으로 안다"며 "기록상 당시 야당 소속인 설주완 변호사가 13층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야당 변호사가 오는데 술판을 벌인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무부와 검찰의 감찰 결과를 둘러싼 해석 차이도 노출됐다.
변호인 측은 검사실 내 술 반입과 외부 음식 제공, 공범 간 대화 방치 등 법무부 특별점검팀 보고서에 언급된 의혹과 관련해 "교도관들을 조사한 법무부 실태조사와 대검찰청 대국민 발표 등에서 이미 술 반입 등의 사실이 인정된 것 아니냐"며 "서울고검 감찰팀 역시 이를 바탕으로 증인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청구했다"고 편의 제공 의혹을 부각했다.
이에 박 검사는 "서울고검이 9개월간 총력을 다해 수사한 결과 해당 의혹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대검찰청의 최종 징계 청구 사유에서도 관련 의혹은 모두 배척됐고, 법무부 실태조사 자료 역시 이 전 부지사의 일방적 주장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이날 오후 3시 10분께 증인신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박 검사는 피고인 측 주장의 모순점을 재차 지적했다.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관련 진술을 바꾸기 시작한 시점은 5월 19일께"라며 "진술을 바꾸지도 않은 5월 17일에 자백을 축하하는 파티를 벌였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짓말탐지기 측정을 거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본인은 측정에 동의했으나, 상급 기관인 서울고검에서 기초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아 절차적으로 무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검사는 2022년부터 2023년 12월까지 대북송금 등 관련 사건의 수사를 맡아 이 전 부지사를 기소한 인물이다.
질의 답하는 이화영 전 부지사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4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4 eastsea@yna.co.kr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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