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변호인 4대 쟁점 두고 치열한 공방…배심원단 평의 돌입
14명 증인 신문·방대한 기록 검토…심야 평의 거처 20일 새벽 최종 결론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및 위증 혐의 등을 다룬 사상 초유의 10일간 국민참여재판이 양측의 치열한 공방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공은 배심원단과 재판부에 넘어갔으며 1심 최종 선고는 빨라도 자정을 넘길 전망이다.
질의 답하는 이화영 전 부지사 [촬영 이동해] 2026.4.14 eastsea@yna.co.kr
◇ 사상 최장 '10일 야간행군'…단 한 명의 이탈도 없었던 배심원단
이번 국민참여재판은 공판준비기일에만 1년 2개월이 소요됐으며, 본 재판 역시 주말을 제외하고 열흘간 매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검찰과 변호인은 '쪼개기 후원', '직권남용',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공소권 남용' 등 4개 쟁점을 두고 기일마다 모두진술, 증인신문, 피고인 신문, 쟁점별 의견 진술 등 방대한 절차를 소화했다.
법정에 선 증인은 14명에 달했으며, 핵심 증인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방용철 부회장은 각각 두 차례씩 출석했다.
장기 심리에 따라 배심원 확보도 쉽지 않았다.
통지서를 받은 후보자 500여 명 중 법원에 출석한 50여 명을 대상으로 배심원 선정기일이 진행됐고, 3시간 반 동안 양측의 기피절차를 거쳐 12명(예비 5명 포함)이 간신히 추려졌다.
배심원들은 열흘간 숙소로 오가는 것 외에 외부와 격리된 채 법원 내부에서만 갇혀 지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고기일까지 단 한 명도 이탈하지 않았다.
다만 평의에 참여하는 건 본 배심원 7명뿐으로, 이들은 배심원 중 누가 예비인지 모른 채 열흘간 재판을 함께 지켜봤다.
증인 출석하는 박상용 검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6.16 xanadu@yna.co.kr
◇ 검사 3명 vs 변호인단 7명 대리전…시청각 자료·증인석 고성 등 연일 충돌
방대한 기록과 쟁점만큼이나 재판 내내 양측의 신경전도 극에 달했다.
법정에는 3명의 공판 검사와 7명의 변호인단이 순차적으로 마주 앉아 기일마다 공방을 벌였다.
특히 '연어 술 파티'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를 둘러싼 공방이 거셌다.
박 검사는 한 차례 증인신문 이후 자신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방청성으로 찾아와 추가 증인신문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직권남용 등 혐의의 주요 증인인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의회 회장이 증인출석을 거부하면서, 안 전 회장의 과거 조서와 법정 진술을 증거로 사용할지를 놓고도 양측의 논쟁이 이어졌다.
변호인 측이 박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간의 통화 녹취록이나 국회 청문회 영상 등 시청각 자료 재생을 시도할 때마다 검찰이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증거"라며 강하게 반발해 재판이 여러 차례 휴정되기도 했다.
피고인 측이 대북송금 사건 관련 진술의 신빙성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방용철 부회장이 변호인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김성태 전 회장 역시 피고인에게 격앙된 반응을 보여 증인신문이 다음 날로 연기되는 등 감정싸움도 잇달았다.
'술파티 위증 혐의' 이화영 국민참여재판 8일 시작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법정 모습. 2026.6.5 xanadu@yna.co.kr
◇ 재판의 최대 변수 '공소권 남용'…공소기각 여부 주목
이번 재판의 가장 큰 법리적 쟁점은 검찰의 기소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지사)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이 전 부지사의 수사를 분리·지연시키고 별건 수사로 압박했다며 '공소기각'을 강하게 주장했다.
나아가 검찰의 진술 회유와 별건 압박 등 강압적 수사 방식을 '국가 폭력'으로 규정하며, 배심원단이 무죄 평결을 통해 수사기관의 권력 남용에 제동을 걸어줄 것을 촉구했다.
반면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30여 차례 소환조사 불출석과 진술 거부가 수사 지연의 핵심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또 단순히 시차를 두고 기소했다는 사실만으로 공소권 남용이 인정된 대법원 판례는 없다며 피고인 측 주장을 일축했다.
배심원단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실체적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재판이 조기 종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음주 회유'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실 [수원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복잡한 평결표 받아 든 배심원들…심야 평의 거쳐 선고 전망
양측의 최종 변론이 마무리되면서 공은 배심원단에게 넘어갔다.
배심원단은 '공소권 남용' 인정 여부라는 절차적 쟁점부터 위증, 쪼개기 후원, 직권남용 등 3가지의 실체적 혐의까지 모두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복잡한 평결표를 받아들었다.
다뤄야 할 쟁점이 워낙 방대한 데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만장일치 결론이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의견이 엇갈릴 경우 다수결 표결로 넘어가게 되며, 이 과정에서 평의는 심야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별도의 선고기일을 정하지 않고 배심원단의 평결을 참고해 최종 법리 검토를 마친 뒤 곧바로 선고할 방침이다. 1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1심 선고는 20일 새벽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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