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인사 접촉 자유롭게"…북한주민 간주조항 폐지 추진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10 06:37

통일부 "구성원 중 韓국적자 증가 등 현실 고려…일괄 '北주민 간주'는 과도"


'친북단체 접촉신고 폐지 부적절' 비판 가능성도


도쿄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도쿄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우리 국민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인사를 접촉하려 할 때 부과되는 신고의무 폐지를 정부가 추진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조총련을 북한 주민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삭제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 제30조는 "북한의 노선에 따라 활동하는 국외단체의 구성원은 북한의 주민으로 본다"고 규정, 조총련 구성원을 북한주민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이 조총련 인사를 만나거나 협력 사업을 벌이려면 북한주민 접촉 신고제도의 규정대로 신고서를 미리 통일부에 제출해야 하고, 불가피하게 사전 신고를 할 수 없었다면 사후에라도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조총련에 대한 북한주민 의제(간주한다는 의미) 조항은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이 제정·시행됐을 때부터 존재했다.


통일부가 36년 만에 이를 폐지하려는 이유는 도입 당시와 비교해 현재 조총련의 규모·구성원·성격이 달라졌고, 제도 부작용도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조총련 구성원 중에는 대한민국 국적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고, 친북 성향의 정도도 차이가 있어 조총련에 대한 일괄적인 북한주민 간주는 과도하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이 일본에서 만난 상대방의 조총련 소속 여부를 사전에 인지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불필요한 법적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통일부는 배우 권해효 씨가 대표인 민간단체(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가 조총련계 학교 지원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신고 없이 '무단 접촉'했다며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재일동포 차별을 다룬 영화를 제작한 김지운 감독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경고 처분을 받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주민 의제 조항은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당시엔 조총련과의 합법적인 교류협력사업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돼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에 신고하는 절차를 지키고 불법 행위를 하지 않으면 조총련 인사를 만났다는 이유로 국보법으로 처벌받지는 않도록 하는 보호장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변화로 법원의 국보법 사건에 대한 유죄 판결 잣대가 엄격해지면서 굳이 남북교류협력법상 북한주민 의제 조항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감소했고, 해당 조항이 오히려 국민의 자유를 제약해 폐지를 추진하게 됐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조총련은 법적으로 '반국가단체'이자, 북한의 해외 공인단체인 만큼 신고 의무 폐지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주민 의제 규정 폐지는 접촉 신고 등 남북교류협력법상 의무가 사라지는 것일 뿐 국보법 위반 판단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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