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220여명 숨졌지만 책임자 처벌은 아직
2020년 8월4일 대폭발로 쑥대밭이 된 베이루트 항구의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2020년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참사 6주기를 하루 앞두고, 사법부에 오랫동안 지연된 기소장 발부를 촉구했다.
아운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수사 판사의 기소장 발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란 권리를 수호하고 누락 없이 모든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직위에 상관없이 참사를 초래하거나 과실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운 대통령은 "레바논 사법부는 독립성을 증명하고 희생자들에게 정의를 실현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기소는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들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빚진 당연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베이루트 항구에서는 2020년 8월 4일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220여명이 목숨을 잃고 6천500여명이 다쳤다.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 진상 규명 촉구하는 희생자 가족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비핵폭발로 기록된 당시의 충격으로 '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곳곳에도 상흔이 남았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이 폭발은 질산암모늄 비료가 수년간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창고에서 불이 나면서 촉발됐다. 고위 관리들에 대한 반복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헤즈볼라의 지시에 따라 방치됐던 것이 화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들의 책임 면제 관행이 만연한 레바논에서 이 참사로 처벌받은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 규명과 정의 구현을 요구하고 있다.
검찰에 계류 중인 이 사건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주도로 이 사건을 맡은 수사 판사 타레크 비타르의 해임을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그를 사건에서 배제하려는 수십 건의 소송이 제기된 2023년 이후 논쟁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더욱이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이 레바논 주민의 일상을 지배하면서, 베이루트 대폭발 책임자 처벌에 대한 관심은 더욱 흐려졌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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