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의 규범

맹자와 장자는 서기전 3세기경에 활약했던 중국 사상계의 양대 산맥이었다. 맹자는 산둥(山東)성에서 태어났고 장자는 산둥성과 경계선을 맞댄 허난(河南)성에서 태어났다. 맹자가 장자보다 7년쯤 먼저 태어났지만 같은 시대를 살았던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평생 서로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추구하는 세계가 다른 맞수끼리는 맞부딪치지 않는다는 상피(相避)의 슬기인지도 모른다.
맞수끼리 서로 부딪치지 않는 것은 일본 봉건시대의 무사계급인 사무라이(侍)들의 불문율이기도 하다. 17세기의 일본 무림계를 평정했던 미야모토 무사시가 나고야 뒷골목을 걷던 중 마주 걸어오던 나고야의 고수 야규 효고노스케가 그를 먼저 발견하고 골목으로 몸을 피했다. 미야모토 역시 야규 효고노스케를 알아보고 얼른 옆길로 피했다고 한다. 일본작가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의 ‘미야모토 무사시’에 나오는 얘기다.
맞수끼리는 서로 부딪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만 부딪쳤다 하면 생사를 건 결전이 되게 마련이다. 지난 6월3일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할 수 없는 맞수간의 싸움이 화제였다.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용호상박(龍虎相搏)의 싸움을 벌였던 두 후보는 막상 선거전이 시작되자 연일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등 공세가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친구나 맞수간의 싸움은 어떤 경우에도 진흙바닥에 뒹구는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되어선 안된다는 점이다. 맞수끼리 겨룰 때에는 맞수간에 지켜야 할 규범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규범을 제대로 지키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야말로 페어플레이 정신의 요체가 아닌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 금메달을 땄던 양정모 선수와 당시의 맞수였던 몽골의 오이도프 선수가 오래전 손을 맞잡은 모습이 새삼 돋보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요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자 들에게 하고싶은 말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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