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점심 먹으러 가다가 숨져…재판부 "합의 고려"
노동자 사망사고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골재 채취장에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 건설장비에 치인 노동자를 숨지게 한 업체 대표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장낙원 부장판사)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골재 채취업체 대표 A(6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건설장비를 몰다가 노동자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기사 B(59)씨에게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재판부는 관련법의 양벌규정에 따라 중대재해가 일어난 업체에도 벌금 7천만원을 선고했다.
이 재판은 2024년 8월 30일 낮 12시 32분께 전북 완주군의 한 골재 채취장에서 일어난 C(41)씨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열렸다.
당시 C씨는 점심을 먹으려고 자전거를 타고 식당으로 가다가 후진 중인 로더(Loader·흙 따위를 퍼 올리는 데 쓰는 기계)에 치여 숨졌다.
이 로더에는 후방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고 당시에는 고장 나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 골재 채취장은 노동자가 오가는 통로 표시가 없었으며, 로더 등 건설장비가 수시로 다니는데도 이를 안내하는 유도자조차 배치하지 않았다.
육중한 건설장비인 로더의 운행 경로, 작업 방법 및 계획 등을 정한 작업계획서 또한 없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안전조치 미이행 및 과실의 정도가 중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으므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들이 유족과 원만히 합의했고 사건 이후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