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분해] 논밭 대신 바다에서 농사…고수온에도 '풍년' 꿈꾼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22 09:17

고수온 강한 품종 전환·안전 해역 재배치로 기후변화 대응


사료·전기료 부담 낮추고 스마트양식 확대로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


[※ 편집자 주 =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바다 안전부터 해양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양수산 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그 역할과 중요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양수산부와 소속 기관의 업무를 하나씩 '분해'해 살펴보는 기획 기사를 매주 1차례 송고합니다.]


현장 점검 나선 해양수산부현장 점검 나선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바다에서도 '농사'를 짓는다.


땅에서 벼농사와 밭농사를 짓듯 바다와 갯벌에서는 '생선 농사'가 이뤄진다.


광어를 키우는 육상수조부터 전복이 자라는 가두리, 굴이 매달린 양식장까지 모두 어업인이 정성껏 가꾸는 '바다의 논밭'인 셈이다.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는 이 같은 '바다 농사'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양식산업 전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광어·전복·굴 같은 양식 수산물이 안정적으로 우리 밥상에 오를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설계하고 기술 개발과 어업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양식산업과 관계자는 "좋은 농사에 좋은 씨앗과 비료가 필수이듯 양식에서도 우량종자를 보급하고 안전하고 경제적인 사료를 개발·지원하며 산업의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 경북 포항 강도다리 양식어가 점검해수부, 경북 포항 강도다리 양식어가 점검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최근 양식산업과가 힘을 쏟는 분야 중 하나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여름철 고수온이 반복되면서 양식어류가 폐사하는 등 어가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바닷물 온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양식업 특성상 고수온은 어업인들의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양식산업과는 고수온이 반복되면서 양식 어가가 참조기나 능성어처럼 고수온에 강한 품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시범 양식을 지원하고 있다.


고수온 피해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해역의 양식장을 피해가 적은 안전한 해역으로 재배치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다.


고수온 관련 민생물가 현장점검 점검하는 남재헌 해수부 차관고수온 관련 민생물가 현장점검 점검하는 남재헌 해수부 차관 [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렇다면 바다의 '농부'인 양식어업인들이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어려움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것이 사료비 부담이다.


어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양식업 경영비에서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고 50%로 매우 크다.


비중이 큰 만큼 국제 곡물가나 어분 가격이 조금만 변동해도 어가 경영에 곧바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양식장 등 일부 수산 시설은 농업시설과 기능이 유사한데도 농사용 전력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농업과 어업 간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양식산업과 관계자는 "사료비와 전기요금은 양식 어가의 경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친환경 사료 전환과 직불금·융자 등 지원을 확대하고, 수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물로 만든 제품 샘플부산물로 만든 제품 샘플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생선이나 조개류를 손질하고 남은 부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것도 양식산업과의 업무다.


껍데기와 내장, 뼈 같은 수산 부산물은 한 해 수십만t씩 발생하는데, 과거에는 상당 부분 버려졌다.


양식산업과는 이러한 부산물을 사료나 비료는 물론 화장품 원료와 의료기기 등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부산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부산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으로 양식산업과는 사람의 손과 경험에 크게 의존해온 양식업을 첨단기술과 결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낸다.


스마트 양식 기술을 실증하고 관련 산업을 한 곳에 집적하는 대규모 양식 단지인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전국 6곳에 구축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양식산업과 관계자는 "부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는 2024년 준공됐으며 올해 11월께 연어 10t을 처음 출하할 예정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환경 양식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에는 순환 여과, 바이오 플락 등 첨단 스마트 양식 설비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 양식이 현장에 폭넓게 자리 잡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양식산업과 관계자는 "스마트 양식은 초기 설비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아직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러 실증 연구를 통해 스마트 양식을 점차 확대해 맛 좋은 양식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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