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 학생인데 설립주체 따라 차별"…지역균형장학금 재설계 요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긴급 간담회 [촬영 노재현]
(제주=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전국 사립대 총장들이 28일 정부에 지역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계획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이날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2026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개회를 앞두고 긴급 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사총협은 성명에서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임에도 국립대에 재학한다는 이유만으로 소득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사립대 학생은 제외한다면 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공정한 제도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약 80%는 사립대학이 담당하고 있다"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라면 대학의 설립 주체가 아니라 지역에서 공부하는 모든 학생을 정책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2027학년도 수시 입시를 앞두고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지역사립대학의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학생 감소는 교육투자 축소와 대학 위기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의 일자리와 소비, 청년인구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총협은 "지역균형장학금을 대학의 설립 유형이 아니라 학생과 지역을 기준으로 재설계하라"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세제 개편을 통해 마련되는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분야 재원을 형평성 있게 사립대학에도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사립대 총장 약 60명은 "공정하지 않은 국립대 무상 등록금 정책을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민현(인제대 총장) 사총협 회장은 성명을 낭독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방국립대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있고 정책 효과를 발휘하기보다 갈등을 더 크게 만들고 지방 소멸을 가속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립대와 사립대를 나누지 말고 오히려 소멸 지역 대학생들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정책을 바꾸면서 한 번도 공청회를 열거나 의견을 물어본 적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긴급 간담회 [촬영 노재현]
이날 사총협은 지역 국립대 무상 등록금 지원에 관한 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4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4.5%는 "국·사립대학의 구분 없이 전액 국가장학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또 정부가 지역 국립대 전액 등록금 조건을 제시한 이후 '지역 거점국립대 진학 희망'이 27.6%에서 31.9%로 4.3%포인트(p) 상승하고 '지역 사립대학 진학 희망'은 6.6%에서 4.4%로 2.2%p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학생들은 대학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대학의 인지도와 평판' (57.1%)을 꼽았고, '취업 가능성과 진로 전망'(54.5%), '희망 전공과 교육·연구 환경'(39.3%) 등이 뒤를 이었다.
'등록금과 장학금'은 25.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학 진학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더라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2.5%나 됐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5일 당정협의에서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