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롭 카자흐 국립중앙박물관장 "사회·경제·문화 발전에 크케 기여"
내년 고려인 이주 90주년 기념해 韓국립박물관·동포청과 대규모 전시 추진
세르잔 바르카노비치 사롭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장 (알마티=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세르잔 바르카노비치 사롭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지난 7월 16일 알마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9.4 phyeonsoo@yna.co.kr
(알마티[카자흐스탄]=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고려인의 역사는 단지 한 민족만의 역사가 아닙니다. 카자흐스탄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자, 공동의 조국에 헌신한 모범입니다."
세르잔 바르카노비치 사롭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 7월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려인은 카자흐스탄 국가 발전사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사롭 관장은 "강제 이주라는 비극에도 불구하고 고려인 사회는 노동과 지식, 문화를 통해 카자흐스탄의 사회·경제 및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새로운 삶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려인들이 황무지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카자흐인들의 포용과 연대도 있었다"며 "카자흐 민족의 환대와 상호 구호는 많은 가정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도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이 역사를 단순한 강제 이주의 역사로만 보지 않는다"며 "강인함과 근면함, 상호 존중과 사회적 화합의 상징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설 전시실과 수장고에는 고려인 사회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과 문서, 생활용품, 장식·응용 미술품, 민속학 자료 등이 보관돼 있다.
박물관은 이들 유물을 학술 연구와 기획 전시, 강연, 문화·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며 고려인 역사를 카자흐스탄 국가사의 한 부분으로 조명하고 있다.
사롭 관장은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들은 학문과 의학, 농업, 교육, 문화, 기업 경영, 공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저한 성과를 거뒀다"며 "박물관 전시에서도 국가 역사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전경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내년 고려인 이주 90주년을 앞두고 고려인 사회의 형성과 문화, 노동의 성과, 국가 발전에 대한 기여를 다각도로 보여주는 대규모 국제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
박물관 수장고와 지역 박물관, 기록보관소, 학술기관, 개인 소장품까지 아우르는 프로젝트다. 역사학자와 민족학자, 인류학자, 박물관학자, 기록관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와 라운드테이블도 추진한다.
그동안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료를 공개하고 고려인 역사의 또 다른 측면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사롭 관장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및 재외동포청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공동 전시 기획과 수장고 컬렉션 연구, 학술 출판, 복원·보존 경험 공유, 전문가 연수 등을 확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한복과 한글, 탈을 전시한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알마티=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에 한복과 한글, 탈 등을 소개한 상설전시관 모습. 2026.9.4 phyeonsoo@yna.co.kr
카자흐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수장고 자료의 디지털화와 학술 데이터베이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디지털 박물관 아카이브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롭 관장은 "디지털 기술은 박물관 유물뿐 아니라 고려인 고령층의 기억과 희귀 사진·영상 등 역사적 기억까지 보존할 수 있게 해준다"며 "혁신 기술과 학술 파트너십이 만나는 지점에서 양국 연구자들이 유물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마티 젊은 세대를 사로잡은 한국 문화 역시 박물관이 기록해야 할 새로운 역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K팝뿐 아니라 역사물과 현대물을 아우르는 K드라마가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으며, K푸드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롭 관장은 "오늘날의 문화 현상은 곧 미래의 역사적 유산"이라며 "연구자들이 양국 관계의 발전 과정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한국 문화를 반영하는 사진과 영상, 인쇄물, 구술사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청소년을 위한 고려인 역사 특화 교육 프로그램과 수장고 연구 참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뿌리에 대한 기억과 카자흐스탄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이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박물관은 과거를 이야기하는 곳을 넘어 서로 다른 사회와 문화의 상호 이해를 돕는 개방된 공간이어야 한다"며 "양국 청소년들이 공동의 역사를 깨닫고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평화와 신뢰에 기반한 미래를 함께 구축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옥과 한국 전통 주거문화를 소개한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알마티=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에 한옥과 한국의 전통 주거문화를 소개한 상설전시관 모습. 2026. 9.4.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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